- 관리자
- 2020-11-30 07: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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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북한에서 외화사용 금지 정책으로 달러화의 가치가 3주 만에 20% 이상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 물가를 안정시키고 내수를 일으키기 위해 원화 절상 정책을 단행한 영향으로 보인다.
28일 일본의 북한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달러 대비 북한 원화 환율은 지난달 23일 달러당 8천170원에서, 이달 12일 6천500원으로 20.4% 내렸다.
위안화 대비 북한 원화 환율도 같은 기간 위안당 1천225원에서 890원으로 27.3% 하락했다.
원화 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원화 가치가 상승했다는 의미다.
북한 원화 가치가 단기간에 급상승한 원인으로는 북한 당국의 외화 사용금지 조처가 꼽힌다.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 최근 평양 소매점에서 달러화나 (전자 외화 선불카드인) 나래카드를 받지 않고 대금을 원화로 요구한다"고 전했다.
평양 외국인 전용 상점과 대동강 외교관클럽에서조차 달러와 나래카드를 받지 않고, 환전소를 따로 설치해 외국인도 원화만 쓰도록 한 것이다.
달러를 팔려는 사람이 늘어나니 원화 가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국가정보원 보고 내용을 전하며 "북한 돈 가치가 오른 이유는 최근 몇 달 동안 북한당국의 달러 사용 금지 조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달러 사용을 틀어막은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수해, 대북제재 장기화라는 '삼중고' 속에서 경제를 살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 의원은 "당국이 내수 진작을 위해 시장에서의 달러 사용을 제한했다"고 달러 사용금지 배경을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대외 무역이 막힌 상황에서 북한 내에서도 달러를 쓸 수 없게 해 주민들이 서둘러 달러를 원화로 바꿔 소비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물가 안정을 위해 원화 절상을 단행했다는 관측도 있다. 통상 화폐가치가 오르면 물가 수준은 떨어진다.
국정원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중국에서의 물자 반입이 크게 줄면서 설탕과 조미료 등 식료품값이 치솟았다. 특히 1만6천500원 선이었던 조미료는 7만5천900원으로, 연초 1㎏에 6천원대였던 설탕은 2만7천800원으로 뛴 것으로 파악됐다.
최지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이 단기간에 1천원씩 평가절상된 것은 정책 개입의 결과로 보인다"며 "물가에 상한 가격을 강하게 두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고 (원화절상 역시) 물가 안정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환율 급변동이 야기한 시장의 혼란이다. 외화 금지령으로 달러가 폭락하자 달러를 보유한 주민들의 불만이 컸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당국에 돌아올 비난의 화살을 피하고자 평양의 거물급 환전상을 희생양으로 삼아 처형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화 가치는 최근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다.
아시아프레스에서 조사한 북한의 원/달러 환율은 27일 기준 7천200원으로, 약 한 달 만에 6천원대를 벗어났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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