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0-10-28 08:5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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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미 라인의 핵심 인사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3개월간 혁명화(강제 노역과 사상교육 등의 처벌 조치) 교육을 받고 이달 초 복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상과 리선권 외무상과의 갈등이 격해진 후 중앙당에서 최 부상에게만 처벌 조치를 취했다는 전언이다.
26일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 부상은 지난 7월 혁명화 조치로 평양 형제산구역에 있는 협동농장에서 3개월간 노역했다.
이 협동농장은 중앙당 간부들에게 배급되는 곡물과 채소 등을 재배하는 곳으로, 최 부상은 당시 남새(채소) 분조에 배치됐다. 이에 따라 최 부상이 여름 뙤약볕에서 고추 농사를 짓느라 얼굴이 새까맣게 탔다고 한다.
최 부상은 지난해 2월 이른바 ‘하노이(베트남) 노딜’ 이후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등이 퇴조할 때 오히려 입지를 다진 인물이다.
최 부상은 하노이 회담 2개월 뒤 최고인민회의에서 차관급으로는 유일하게 국무위원회 위원이 됐고 외무성 부상에서 제1부상으로 승진해 김 위원장의 신뢰를 입증했다.
더욱이 김일성 최측근이었던 최영림 전 북한 내각 총리의 수양딸로서 누구도 함부로 대하기 힘든 출신 성분까지 갖춘 최 부상이 혁명화에 들어가자 외무성 내 분위기도 술렁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 11~12일 최고인민회의 이후 국무위원 등 당 간부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 위원장과 앞에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에서 최선희의 위상 상승이 엿보인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이런 가운데, 최 부상이 혁명화에 보내진 핵심 원인은 리선권 외무상이 중앙당에 올린 제의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군 출신 대남 강경파인 리선권이 외무상에 임명된 후 최 부상과 지속적인 신경전이 있었고, 올 4월 리선권이 국무위원에 진입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이 표면화됐다고 한다.
특히 대미 정책에 있어 리 외무상과 최 부상이 의견 일치를 보이지 못하고 마찰을 빚자 중앙당에서도 두 사람에게 합의된 하나의 정책 제안이 아니라 각각 제안서를 제출하라면서 최종 결정은 당에서 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지난 7월에도 리 외무상과 최 부상 각각 다른 제의서를 당에 올려보냈는데 결론적으로 중앙에서 리 외무상의 손을 들어줬고, 결국 최 부상이 처벌을 받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현지에서는 리 외무상의 제의서에는 정책 제안뿐만 아니라 최 부상의 실책으로 국가 위상이 저하됐다는 비난이 담겨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대선 전 북미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제기된 지난 7월 최 부상은 “미국과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며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집요하게 매여 달리고 있는 미국과 과연 대화나 거래가 성립될 수 있겠냐”는 내용의 대미 비난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에 며칠 뒤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은 “우리는 북한과의 만남을 요청한 적이 없다”며 최 부상의 담화를 반박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대화 제안도 없었는데 요청이 있었던 것처럼 회담을 거부한 북한이 머쓱해진 셈이고, 리 외무상이 이를 부각했다는 것이다.
최 부상은 이 담화 발표 이후 현재까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 부상의 혁명화 조치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직접 관여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 부상에게 신뢰를 보이는 김 위원장과 달리 김 제1부부장은 최 부상과 리 외무상의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최 부상을 경계하려 한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최근 최선희가 복권된 후 외무성에서 두 가지 대미전략 제의서가 올라왔는데 이번에는 중앙당이 최선희의 제의서를 받아들였다”며 “당이 지속 두 사람을 갈등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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