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08-03 07: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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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북부 국경 지역에서 폭우로 압록강이 범람해 침수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 ‘불장사’가 판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폭우로 침수 피해가 발생한 평안북도 국경 지역 곳곳에 일명 ‘불장사꾼’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북한 지방에는 아직도 대부분 주민 세대가 아궁이에 땔감을 넣고 불을 피워 밥을 지어 먹는데, 침수로 땔감이 물에 쫄딱 젖으면서 땔 수 없게 되자 이때다 싶게 불장사꾼들이 나타나 이동식 화로를 설치한 뒤 불을 빌려주고 돈을 받는 식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씻은 쌀을 솥과 함께 불장사꾼에게 가져가 북한 돈 1500원을 내고 밥을 짓고, 일부는 국을 끓일 재료도 준비해서 돈을 내고 국을 한 솥 끓여가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과거에는 장마철에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 침수되지 않은 이웃집에서 무료로 아궁이를 빌려주고 밥을 짓게 해줬지만, 점점 생활이 어려워지고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발 벗고 나서는 주민들이 많아지면서 몇 년 전부터는 전문 불장사꾼이 생겨났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 평안남도 개천시에 거주하는 이모 씨는 지난달 27일 압록강 범람으로 침수 피해가 발생하자 착갑탄(번개탄)을 들고 불장사에 나섰다.
침수 지역을 찾은 이 씨는 불장사를 할 수 있는 집을 선택하고 집주인과 7:3의 비율로 이윤을 나누기로 한 뒤 침수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불을 빌려주면서 돈을 벌고 있다. 착갑탄이 비싸기 때문에 불장사꾼 이 씨가 70%의 이윤을 가져간다고 한다.
이 씨와 같은 불장사꾼들은 현재 밥 한번 지을 때 1500원, 국이나 반찬을 할 때 1200원을 받고 있는데 현금 대신 쌀이나 옥수수 등 현물로도 값을 받고 있다.
이 씨는 지금으로부터 5년 전 국경 지역 농촌에 술을 팔러 갔다가 장마철에 땔감이 젖어 밥을 못 짓는 주민들을 보고 불장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5년 전만 해도 장마철에 착갑탄 지고 다니면서 불장사를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장마철이 되면 불장사꾼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난다는 게 이 씨의 말이다.
다만 이렇게 불장사를 하는 이들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돈을 주고서라도 불을 빌려 밥을 지어 먹을 수 있는 게 다행이라는 사람들도 있는가 하면 침수로 잠잘 곳도 없어진 사람들에게 매정하게 돈을 받고 불을 빌려주느냐며 비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소식통은 “옷가지며 살림이 모두 젖은 상황에서 이렇게라도 따뜻한 밥과 국을 먹을 수 있어서 좋다는 사람도 있지만 밥 한번 하는데 1500원이나 내야 하는 상황이 고통스러운 사람들도 많다”며 “어쨌든 다들 불장사를 찾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불장사꾼들이 돈을 크게 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올해는 폭우로 침수 피해를 본 주민들이 상당히 많아 국경 지역에 그 어느 때보다 불장사가 성행하고 불장사꾼들도 당분간 큰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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