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07-27 07: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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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오는 27일(이하 현지시간)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역대로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해온 역내 다자안보 협의체이다.
ARF에는 아세안 10개국에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북한, 호주, 몽골 등을 더해 총 27개 나라가 참여한다.
조태열 외교장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 한반도 주요국 외교수장들이 총출동한다.
그러나 북한은 올해도 외교수장인 최선희 외무상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ARF 회의장에는 리영철 주라오스 대사가 대신 입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ARF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25일 찾아간 라오스 주재 북한대사관 주변은 적막감이 맴돌았다. 리 대사가 활동하는 현지 대사관은 금색 장식이 가미된 검정 철제 정문이 굳게 닫혀있고, 주변을 오가는 사람 하나 없이 고요했다.
기자가 탄 택시가 대사관 앞을 속도를 낮춰 천천히 지나가자 10여m 떨어진 슈퍼마켓 앞에서 라오스 공안으로 보이는 인물이 고개를 돌려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는 택시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대사관 외벽 게시판에는 같은 크기의 사진이 10장 정도 붙어 있었다. 북한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외교·안보 성과가 무엇인지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진행된 상반기 결산 성격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이달 초 김정은이 당 간부들과 함께 군수공장 등을 찾은 모습, 군사력을 과시하는 열병식 장면 등을 담은 사진이 나열돼 있었다.
대외 행보 분야에선 지난달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북러정상회담 기념사진이 유일하게 걸려있었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군사동맹 수준에 맞먹는 새 북러 조약을 체결했다. 북한이 러시아의 전략적 중요성에 부여하는 의미를 엿볼 수 있었다.
철제 정문 옆 외벽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사관'이라고 적힌 현판이 걸려 있었다. 2016년 촬영된 사진과 비교해보니, 현판은 동일했고 외벽이 흰색으로 새로 단장한 모습이었다.
이번 ARF 의장국인 라오스는 친북한 성향이다. 게다가 올해는 양측이 수교 50주년을 맞는 해이고 라오스가 북한 외무상 참석을 위해 물밑 노력을 해왔을 것으로 보여 최 외무상이 참석할 가능성이 어느 해보다 크다는 관측이었으나 끝내 불발할 조짐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최 외무상이 이번 ARF에 참석할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다. 북한 외무상의 ARF 불참은 2019년 이후 연달아 6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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