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시 당위원회 선전부, 초상화 묶음 도난당해…분위기 ‘살벌’
  • 관리자
  • 2020-12-15 08: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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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국경지대의 한 마을 살림집 사이에 영생탑과 김일성·김정일 모자이크 벽화가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북한 양강도 혜산시 당위원회 선전부가 이달 초 시내 주민들에 배포할 3대 위인(김일성·김정일·김정숙) 초상화 묶음을 전부 도난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전히 범인을 추정할만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고 있어 내부에서 심각한 분위기가 전개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 당위원회 선전부에서 주민 가정집들에 모셔진 3대 위인들의 초상화 청결 상태를 검열하고 훼손된 사진들을 전부 회수해 새로 배포할 목적으로 초상화 묶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별안간 전부 사라져 위기 상태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시 당위원회 선전부는 지난 2일 주민 집들에 새로 배포할 초상화 묶음이 감쪽같이 전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시 당위원회 선전부는 올해 태풍으로 주민 집들이 피해를 보면서 습기에 초상화가 손상돼 몇 달 전부터 주민 집 초상화 상태 검열에 나섰고, 이에 따라 12월 중으로 초상화 교체작업을 실시하려던 계획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특히 소식통은 “12월은 새해를 맞으며 3대 위인들의 영상 달력도 많이 제작돼 간부들에게 배포되는 시점”이라며 “초상화를 비롯한 영상물의 부수가 다른 때보다 많아 문제는 더욱 심중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 당위원회 선전부는 초상화 묶음이 사라진 것을 발견한 즉시 상부에 상황을 보고했고, 이에 따라 곧바로 중앙의 국가보위성은 물론 도 보위국과 도 안전국도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까지 아무런 단서나 증거를 찾지 못해 내적으로 끓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당 위원회와 보위성은 이 사건과 연관된 모든 인물을 추적 조사하고 있고, 국경의 모든 곳들을 겹겹이 차단한 상태”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시 당위원회와 보위성은 이번 사건이 내부 당 및 보위부 일꾼들을 통해 새어나가지 않도록 철저한 입단속에 나섰지만, 이 사건을 아는 간부들과 그 가족들을 통해 소문으로 점점 퍼져나가 현지 주민들도 모두 알게 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최고지도자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심을 강조하는 북한에서 초상화 보위는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을 위한 10대 원칙’(유일사상 10대 원칙)에도 언급돼 있을 만큼 중요한 행동 준칙이자 규범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 북한은 초상화 보위와 같은 ‘모심 사업’, ‘정성 사업’에서의 실수를 수령의 권위를 훼손한 행위로 간주하고 엄격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

이에 소식통은 “주민들은 이번 일로 국경이 더욱 살벌한 분위기에 놓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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