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0-12-15 08: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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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자강도에서 지금으로부터 약 한 달 전 기차가 탈선하는 대형 사고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전해졌다. 무엇보다 사상자의 절반 이상이 군관과 군인으로 파악되면서 이번 사고는 국가적인 사건으로 심중히 다뤄졌다는 전언이다.
14일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자강도 부성~희천역 사이 구간에서 기차가 탈선해 6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고는 연락군관들과 기통수(機通手)들이 타고 있는 객차에서의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실제 군관 및 군인 사상자는 전체 사상 인원의 절반 이상인 370여 명이며 그중 사망자는 140여 명으로 집계됐다.
소식통은 “12월 동기훈련 전 부대 복귀나 훈련 명령 침투, 포치를 위해 상급 단위에서 파견된 연락군관들과 매일 군 우편물을 나르는 임무를 맡은 기통수들이 타고 있던 5호 빵통(객차)에서 피해가 많았다”며 “사상자 중에는 자강도 지구사령부 기술부사령관(대좌, 56세)과 이제순군관학교 정치부장(상좌, 55세)도 있었다”고 전했다.
공적인 일로 기차를 타고 이동하던 다수의 군관과 군인들이 이번 탈선 사고로 죽거나 다치면서 이는 국가적인 사건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이에 자강도당은 “당시 1호 열차가 지나갔다면 혁명의 수뇌부 안전에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범했을 수도 있는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하며 전 군민을 동원해 철길 복구 및 사고 수습을 진행, 현재 마무리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조사에 의하면 부성역이 담당하는 구간의 철길 레루(레일) 못이 여러 개 빠져 있어 열차가 탈선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일이 국가적인 사건으로 규정·제기·상정되면서 사고에 책임이 있는 부성역 철도역장과 해당 구간 선로담당 철길대 순찰원과 관리자들은 모두 자강도 보위부에 구류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통상적인 절차대로라면 이들은 중앙의 국가보위성으로 이송돼 예심을 받아야 하지만, 북한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이들을 현지에서 구류하고 중앙의 국가보위성 일꾼들을 파견해 조사하도록 했다는 전언이다.
예심 결과는 연말에야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두고 현재 내부에서는 ‘8차 당 대회를 앞두고 당의 은혜롭고 관대한 풍모, 인덕 정치를 선전하려 비교적 가벼운 처벌이 내려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국가보위성은 이번 사고를 ‘남조선(한국) 안기부(국가정보원)의 사주를 받은 내부의 고용 간첩들이 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레루 못 하나 뽑으면 안기부가 몇천 달러를 준다는 말은 고난의 행군 때 많이 나왔던 말인데, 사람들은 ‘악성 전염병으로 나라가 힘들어져 공급이 없고 봉쇄로 집 밖에 나가서 벌어먹을 수도 없으니 못을 뽑아 안기부에 넘기는 사람들이 있나 보다’며 보위성의 말을 진짜로 믿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레루 못이 다 닳아 빠진 것을 철길대 순찰원이나 관리자들이 몰랐을 것이다” “올해는 다 힘들어 쌀을 구하는 게 가장 시급한데 누가 철길을 그리 자세히 보겠나”라면서 보위성의 주장에 반박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 밖에도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평양~만포행 열차가 수시로 지나는 구간에서 갑자기 사고가 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내부 반동이 있을 수 있다”는 뜬소문도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사람들은 철길대 애들이 통 먹질 못하지, 담당 구간은 길지, 날씨는 춥지, 이 일을 하겠다는 사람은 없지, 그만두려 해도 내보내 주지도 않지, 악이 날 대로 나서 분풀이를 하려고 못을 뽑은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연관된 부성역은 평안북도 향산역과 자강도 희천역의 사이에 있는 역으로, 선로 대부분이 단선으로 돼 있는 북한에서 상행선과 하행선 열차가 마주 올 때 필요에 따라 선로를 바꿔 한쪽의 열차를 잠시 대기시킬 수 있는 이른바 ‘기술간이역’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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