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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1-11 08: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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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제8차 당대회에서 향후 5년간 대내외 국정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새로운 '한방'을 내놓지는 못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부터 사흘간 총 9시간 동안 당 대회 중앙사업총화 보고를 했지만, 대미·대남 노선과 입장, 국방력 강화와 경제·사회 정책 전 부문에서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우선 대외정책과 관련해 미국의 새 행정부와 남측 당국의 대북정책 추이를 지켜보면서 그게 맞게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미국을 '최대 주적'이라고 공식 규정하고 대미 정책의 초점은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데 있다'라고 하면서도 대미 외교의 원칙은 '강대강·선대선'이라며 북한을 향해 핵을 사용하지 않는 한 핵무기를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새로 출범하는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향해 원칙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북한과의 대화에 나선다면 선의로 화답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 조건으로 '새로운 조미(북미)관계 수립의 열쇠는 미국의 적대정책 철회'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적대정책 철회의 범주에 해당하는 내용이 워낙 많고 북한이 해석하기 나름이어서 바이든 행정부가 진정성 있는 대화 의지를 갖고 북한과 협상에 나선다면 북한도 정세 완화와 평화적 환경 조성을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속내가 읽힌다.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에서도 남측의 '근본적 태도 변화'를 경색국면의 해결책으로 내세웠지만 해빙 의지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이 비정상적이며 반통일적인 행태들을 엄정 관리하고 근원적으로 제거해 버릴 때 비로소 공고한 신뢰와 화해에 기초한 북남관계 개선의 새로운 길이 열리게 돼 있다"고 밝혔다.
"다시 3년 전 봄날과 같이 평화와 번영의 새 출발점에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도 말해 여지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남측에 대한 불만으로 그동안 외쳐왔던 한미공조 대신 첨단무기도입과 무력증강을 꼽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앞으로 남북관계 해빙의 전제 조건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결국 북한이 대미관계와 한반도 정세 추이 등을 지켜보면서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대화에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제와 사회 전 분야에서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보다는 기존의 자립 노선을 고수하는 데 그쳤다.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수해 등 삼중고 속에서 경제난을 돌파하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경제적 모색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의 기본종자, 주제는 여전히 자력갱생, 자급자족"이라고 못 박고 '외적 환경의 변화에 관계없는 계획적·안정적 경제건설"을 주문했다.
오히려 '경제사업에 대한 국가의 통일적 지도를 실현하기 위한 기강 확립'과 '국가적인 일원화 통계체계 강화', '생산물에 대한 통일적인 관리' 등 "국가경제의 명맥을 추켜세우기 위한 사업"을 강조해 시장보다는 국가통제에 무게를 실었다.
민생 문제와 관련해서도 "상업봉사활동 전반에서 국가의 주도적 역할의 조절, 통제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경제와 사회 전반에 잠식해 있는 시장경제 요소들을 제거하고 국가적인 경제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속내로 풀이된다.
사회 전반에서는 코로나19와 경제난으로 흐트러진 기강을 세우고 내부를 조이는데 집중했다.
김 위원장은 당조직과 간부들을 향해 "당중앙의 권위를 절대화하고 백방으로 옹호보위해야 한다"며 "그와 어긋나는 자그마한 요소에 대해서도 융화묵과하지 말고 비타협적으로 투쟁해야 한다"고 직접 일인지배 체제 강화를 당부했다.
이어 "우리 당에 있어서 가장 경계하고 첫째가는 투쟁대상으로 삼아야 할 과녁은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행위 근절"이라며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적 현상을 쓸어버릴 것"을 당부하고 사법검찰·사회안전·보위기관들의 사명과 책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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