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1-01-11 0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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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력 과시하며 "새 핵잠수함 설계연구 끝나…1만5천㎞ 사정권 명중률 제고"
'삼중고' 속 경제 실패는 자인…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자력갱생'에 초점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국에 적대정책 철회를 다시 요구하고 남측에는 남북관계 합의 이행을 강조했다.
새로운 대미·대남 정책을 내놓지 않고 미국과 남한 정부의 행보에 맞춰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셈이다.
핵잠수함과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공식화하고 미국까지 닿을 수 있는 미사일 기술을 과시하는 한편, 대내적으로는 경제 실패를 자인하고 자력갱생을 중심으로 한 새 5개년 계획을 제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지난 사흘간(5∼7일) 진행된 김 위원장의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를 전하며 "앞으로도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며 "새로운 조미(북미)관계 수립의 열쇠는 미국이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데 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보고에서 "미국에서 누가 집권하든 미국이라는 실체와 대조선정책의 본심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며 "대외정치활동을 우리 혁명 발전의 기본 장애물, 최대의 주적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지향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오는 20일 취임하는 조 바이든 미국 신임 대통령을 겨냥해 전향적인 대북정책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또 중국·러시아와 그간 쌓아온 친선관계를 과시하면서 "우리 자주권을 존중하는 세계 모든 나라와 친선단결을 강화하고 국제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당의 대외정책적 입장이 명시됐다"고 덧붙였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 8일 평양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 4일차 회의가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20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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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을 향해서는 무력 증강에 불쾌감을 표하며 남북합의를 충실히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의 현 실태는 판문점 선언 발표 이전 시기로 되돌아갔다"며 "세계 최대 수준의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느니 하던 집권자(문재인 대통령)가 직접 한 발언들부터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제안해 온 남북협력을 두고는 "방역 협력, 인도주의적 협력, 개별관광 같은 비본질적인 문제들을 꺼내 들고 북남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금강산 독자개발 방침도 다시 확인하고 "고성항 부두에 있는 해금강호텔을 비롯한 시설물들을 모두 들어내(겠다)"고 밝혔다.
해금강 호텔과 구룡빌리지, 금강펜션타운, 온정각, 이산가족면회소, 문화회관 등은 남측 기업과 정부 소유 시설이다.
이어 "남조선 당국에 이전처럼 일방적으로 선의를 보여줄 필요가 없으며 우리의 정당한 요구에 화답하는 만큼, 북남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만큼 상대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남조선 당국의 태도에 따라 얼마든지 가까운 시일 안에 북남관계가 다시 3년 전 봄날과 같이 평화와 번영의 새 출발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며 관계 개선의 여지는 열어뒀다.
(서울=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6일 노동당 제8차 대회의 2일차 회의가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진행됐다고 7일 보도했다. 사진은 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당 대회 기사를 읽는 참석자들의 모습. [조선중앙TV 화면] 20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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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력을 과시하면서 핵잠수함과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추진 중이라는 점도 처음 공식화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새로운 핵 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심사 단계에 있다"며 "신형 탄도 로켓에 적용할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를 비롯한 각종 탄두개발 연구를 끝내고 시험제작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해서는 "1만5천㎞ 사정권 안의 임의의 전략적 대상들을 정확히 타격 소멸하는 명중률을 더욱 제고하여 핵 선제 및 보복 타격 능력을 고도화한 데 대한 목표가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가방위력이 적대 세력의 위협을 영토 밖에서 선제 제압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섰다"면서도 "적대세력이 우리를 겨냥해 핵을 사용하려 하지 않는 한 핵무기를 남용하지 않을 것을 확언했다"고 덧붙였다.
경제 성과 미진을 인정하면서 자력갱생에 방점을 찍은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내놨지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김 위원장은 "야만적인 제재 봉쇄"와 "혹심한 자연재해", "세계적인 보건 위기 장기화" 등을 경제 장애 요소로 언급하면서 "주요 경제부문을 추켜세우기 위해 예견했던 국가적 투자들과 보장사업들이 제대로 실행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기본종자, 주제는 여전히 자력갱생, 자급자족"이라고 강조해 열악한 환경 속 기존 노선을 이어갈 것임을 보여줬다.
구체적인 목표로는 평양에 올해부터 매년 1만 세대씩 총 5만 세대 주택 건설, 검덕지구에 2만5천 세대 건설, 시멘트 800만t 생산 등 세 가지만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 5일부터 8차 당대회를 진행 중이며, 정확한 종료 일자는 공개하지 않은 채 이날도 대회가 계속된다고 밝혔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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