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9-10-31 08: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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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김진방 특파원 =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교착으로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주중 북한대사관 게시판에 김일성 등 북한의 김씨 3대 부자가 수도 평양의 건설 현장을 현지 지도하는 사진이 내걸려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베이징(北京) 차오양구에 위치한 주중 북한대사관의 옥외 게시판에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 북한 3대 지도자가 평양 시내의 주요 건물 건설을 독려하는 사진이 전시돼있다.
앞서 북한대사관은 지난 5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사진을 게시한 뒤 지난 8월부터 김씨 3대 부자가 교육 시설을 시찰하는 사진으로 바꾼 바 있다.
이번에 게시된 사진은 1982년 김일성 주석의 평양 건설 구상, 1985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평양 건설 모형 시찰, 2017년 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려명거리 건설 현장 지도 등이다.
아울러 평양을 대표하는 주요 시설도 게시판을 장식했다.
려명 거리, 인민문화궁전,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과학기술전당, 조국 통일 3대 헌장 기념탑, 국제우의전람관 등의 사진도 게시하며 평양의 화려함을 과시했다.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개별 회동, 남북 정상 회담 사진 등으로 장식됐던 주중 북한대사관의 게시판에서 이제는 북한 지도자만 남은 셈이다.
주중 북한대사관의 게시판 사진은 북한 정권에 아주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만 바꾼다는 점을 고려할 때 김씨 3대 부자의 시찰 사진으로만 교체한다는 것은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한국 모두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동안 북미 비핵화 협상의 결렬 책임을 미국 탓으로 돌리며 한국 또한 함께 묶어 비난해왔으며 유엔 대북 제재 해제와 대규모 경제 지원에 미온적인 중국에 대해서도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사진 게시는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경제협력의 상징인 금강산 관광사업과 관련해 '대남 의존' 탈피를 주문한 가운데 북한 매체들이 '좋은 때'가 오기만 기다리고 있어서는 안 된다며 '자력갱생'을 강조한 가운데 이뤄져 눈길을 끌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평양은 북한의 상징으로 김씨 3대 부자의 평양 건설 시찰 사진은 자력갱생으로 충분히 살 수 있음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 한국을 겨냥해 북한에 더욱 성의를 보이라는 의미일 수 있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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