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은행 외면하는 北 주민들…전화돈 송금 제한에 ‘불만’
  • 북민위
  • 2022-08-10 0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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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돈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북한 주민들은 전화돈 충전 및 송금을 제한하고 있는 당국의 조치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기본 월에 제공되는 무료 통화 시간 200분으로는 한 달도 못 쓰기 때문에 통화 시간 충전용으로 전화돈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은 모든 휴대전화 가입자에게 월 200분의 기본 통화 시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이 기본 통화 시간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금방 동난다고 한다. 이에 통화 시간이 더 필요한 주민들은 돈을 내고 전화돈을 충전해 통화 시간을 늘리는 데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전화돈은 체신소(우체국)나 인근 손전화 봉사소에 무조건 발로 찾아가서 비(위안화), 딸라(달러), 국돈 세 가지 중 하나로 가격을 치르고 살 수 있다”면서 “본인 전화돈은 1일 1회 최대 500원까지 충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상대방 전화돈 충전도 하루 1회 500원으로 제한되며, 같은 사람에게는 한 달에 1회 이상 충전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북한에서는 전화돈 500원을 약 30위안에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화돈 4원으로 통화 시간 1분을 충전할 수 있어, 전화돈 500원이면 2시간 5분의 통화 시간을 추가로 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전에는 주민들이 체신소나 손전화 봉사소에 가서 전화카드를 구매해 전화돈을 충전하곤 했다. 다만 개인이 전화카드를 대량으로 사들여 웃돈을 받고 팔면서 이를 통해 돈벌이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더욱이 북한 주민들은 전화돈 송금 기능을 이용해 다른 사람에게 간편 이체를 하거나 대금 결제를 하기도 했다. 전화돈을 이용한 송금과 결제는 열악한 금융 인프라에 주민들이 고안해 낸 나름의 북한판 ‘핀테크’였던 것이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지난 2020년 전화카드나 전화돈이 본래 목적인 통화 시간 충전용이 아니라 사금융 및 개인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된다면서 전화카드를 없애고 전화돈 송금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전화카드 판매를 통한 돈벌이가 불가능해졌고 타인에게도 최대 500원까지만 전화돈을 송금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여전히 많은 주민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현재 북한 당국은 전화돈 송금을 제한하면서 주민들에게 전자결제가 가능한 은행 카드나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을 독려하고 있다. 실제 북한이 지난 2020년 출시한 ‘울림 2.0’은 QR코드를 이용한 오프라인 간편결제, 온라인 결제, 송금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식통은 “평양, 지방의 무역 기관 관련자나 가족, 돈주 등 외화 관련자들은 나래 카드, 고려 카드를 사용하고 지능형손전화기(스마트폰) 프로그람(프로그램)을 사용하기도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를 이용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2009년 화폐개혁 이후 공금융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북한에서 주민들은 돈의 흐름이 고스란히 당국에 노출되는 것을 꺼린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은행 돈 전송체계는 실지(실제)로 개인보다는 국가무역 기관이나 급양망, 의료부문, 운수사업소, 외무성, 대외경제성 등에서 복무하는 일꾼들이나 가족들이 사용하지, 개인이 이용하는 경우는 많이 없다”며 “일반 돈주나 주민들은 은행을 이용하면 돈 흐름량, 빚 상황을 고스란히 당국에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공금융이) 정상화되기까지는 몇 세기가 걸릴지 모른다”며 “국가가 개인에게 신용부터 지키는 모습이 없고 경제가 엉망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공금융에)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은행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뿌리 깊은 상황에서 주민들은 간편결제와 송금용으로 유용하게 사용해왔던 전화돈의 기능을 제한한 당국의 조치에 상당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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