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예고한 '새로운 방역' 방향은…종식선언 또는 방역완화
  • 북민위
  • 2022-08-09 06: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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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90일 가까이 이어온 '최대비상방역체계'의 성과와 교훈을 조만간 결산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향후 방역정책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

조선중앙통신은 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내각이 "국가비상방역사업에서의 성과와 경험·교훈을 전면적으로 총화(결산)하고, 앞으로의 새로운 방역정책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8월 상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의 소집은 북한이 최근 코로나19 관련 내부 상황이 한층 호전됐음을 보여주는 지표를 연이어 발표해온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북한이 발표한 통계만 놓고 보면 코로나19는 이미 종식 상태에 가깝다.

지난달 29일부터 코로나19 관련 발열 환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해서다. 여기에다 신규 사망자와 치료를 받는 코로나19 의심 발열 환자 통계도 따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에 확진됐던 주민 2만여 명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항체 양성률이 93% 정도에 이른다는 북한의 발표 또한 긍정적이다.

북한이 코로나19 종식 선언으로 방역정책 성공을 공표해 민심을 안정시키고, 그간 격폐·봉쇄 위주의 고강도 방역정책을 과감히 해제해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내부적 수요가 있을 걸로 추정된다.

하지만 주변국인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원숭이두창이나 수인성 전염병 등 다양한 감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완전 종식 선언을 하기에는 부담 요인이 아직 있다는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코로나19 종식을 공식 선언하는 것은 아직은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몇 달 안 남은 연내 경제적 성과를 내기 위해 경제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게 방역정책을 안정적으로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이 현행 최대비상방역체계의 수위를 완화하되 일정 수준의 방역을 지속하는 쪽으로 정책을 펼 가능성도 여전하다.

동시에 이날 기준으로 89일째 시행 중인 최대비상방역체계의 성과를 적극 부각하고 '1급·특급·초특급'으로 구분되는 비상방역법상 방역 등급을 낮추는 방식 등으로 대외교역과 내부 경제활동을 활성화할 명분을 마련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대내적으로 김정은의 코로나19 리더십 성과를 부각하고, 중국에는 교역을 재개할 조건을 갖췄다고 어필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전날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세관이 현지 운송회사들에 내린 공고문 등을 근거로 북중 간 화물트럭 운행이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이며, 화물열차도 이르면 오는 9일께 재개될 걸로 전망했다

북한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노출된 사회 전반의 문제들을 바로잡기 위한 다양한 법 제정에도 나섰다.

전날 열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전원회의에서는 '의약품법'을 제정했는데 약품의 생산·보관·공급·판매·이용 등 유통 전반의 질서와 규정을 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수면 위로 불거진 의약품 불법유통과 부실한 보관 등 부정행위를 바로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5월 정치국 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긴급히 푼 '국가예비의약품'이 아래까지 제대로 유통되지 못한 사실에 분노하며 이를 통제하지 못한 중앙검찰소장을 전격 해임했다.

새로 채택된 '자위경비법'도 눈길을 끈다.

중앙통신은 자위경비법이 "전인민적인 자위경비체계를 확립하고 자위경비에 대한 조건보장과 지도통제를 강화하여 제도보위와 인민의 생명재산보호에 적극 이바지하도록 하기 위한 사항들"을 명시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그동안 규모가 비교적 큰 공장·기업소 등에 상설 '경비대'를, 규모가 작은 생산 현장들에는 종업원 당직 형태의 시스템으로 공장 재산이 외부에 빼돌려지는 것을 단속하고 보호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민생이 어려워지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공장 재산을 빼돌리는 현상이 많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19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발생하자 유명 황해제철연합기업소에서 설비와 장비를 몰래 내다판 사건이 대표적 비리로 이슈화되기도 했다.

아울러 '수속질서위반행위방지법'은 공장·기업소·단체·개인이 수속 절차를 의무적으로 준수하도록 법제화한 것이 핵심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민생고가 심해지면서 타지역 이동에 필요한 여행증명서 등이 불법적으로 남발되는 문제가 있었음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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