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2-09-21 07: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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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함경북도 화대군에서 한 주민이 리당비서의 집에 불을 지르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화대군 룡포리에 사는 한 주민이 어려운 생활 형편에 8월 한 달간 리당비서를 찾아가 도와달라고 애타게 사정했는데 오히려 비난과 욕설만 듣게 되자 홧김에 리당비서 집에 불을 질러 안전부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에 체포된 이 주민은 세 자녀를 키우는 가장으로, 지속되는 생계난 속에 자식들이 굶는 것을 더는 지켜보기 괴로워 도움을 청하고자 리당위원회를 찾아갔다.
그는 당은 어머니라고 하니 어려운 사정을 이야기하면 단 얼마라도 도와줄 것이라 믿고 8월 한 달을 꼬박 리당에 찾아가 도와달라고 사정하다 못해 리당비서의 집에까지 가서 읍소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리당비서는 경청하고 문제를 해결해주려 노력하기는커녕 얼굴을 찡그리면서 “뙈기(소토지) 농사도 안 하고 뭐 했냐”, “부지런하지 못해서 못 사는 것이다”, “일하기 싫어하는 것들이 늘 당에 찾아와 손을 내민다”고 비난했고, 심지어는 “이렇게 당을 찾아와 우는소리하고 해결 안 되면 군당이나 도당에 신소질이나 하고 다닌다”며 비꼬기까지 했다.
특히 리당비서는 얼마 전 올강냉이를 수확했으니 얼마라도 가져다 먹게 해달라고 통사정을 하는 이 주민에게 “우리도 풀죽으로 하루 두 끼를 먹고 산다. 지금 이 시기에 도와주고 안 도와줄 집이 어디 있냐. 사정은 다 같다”면서 매몰차게 쫓아냈다.
이 주민은 이런 식으로 계속 문전박대를 당해도 굶는 자녀들 생각에 포기하지 않았고, 지난 1일 밤 또다시 도움을 구하기 위해 리당비서의 집에 찾아갔다.
그리고 창문 너머로 리당비서 가족이 저녁을 먹는 광경을 보게 됐는데, 이밥에 고깃국과 찌개 등 여러 가지를 챙겨 먹는 것을 보고 화가 나 집으로 돌아가 등잔 기름과 라이터를 가지고 와서 리당비서 가족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새벽에 불을 질렀다.
이 주민은 곧 방화범으로 안전부에 체포됐고, 그는 예심에서 “말로만 입으로만 인민을 위한 당 일꾼이라고 하면서 굶어 죽어가는 세대에 아예 관심이 없고 당장 죽겠다고 호소해도 충격을 받지도, 해결해주려는 태도도 안 보이는 리당비서가 과연 어머니당의 일꾼이 맞느냐”며 강경하게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사건이 화대군 당위원회도 보고되면서 군당은 리당비서를 불러들여 내막을 파악하는 한편, 체포된 주민의 가정형편도 직접 들여다봤다는 전언이다.
실제 이 주민의 집에는 뼈만 앙상한 자녀들이 굶고 있었는데, 이 사실이 주변에도 다 알려져 농장원이 농사를 지으면서 굶는다는 게 말이 되냐는 주민 비판 여론이 일었다고 한다.
아울러 주민들은 체포된 주민이 가장인데 가장이 안전부에 끌려갔으니 누가 굶고 있는 가족을 구제하느냐면서 군당에 호소해 이 주민에 대한 법적 처벌이 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불난 리당비서의 집은 많이 타지는 않았고 다친 사람도 없다”면서 “오히려 어렵게 사는 주민을 방치한 죄로 리당비서가 당적으로 크게 문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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