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08-20 07: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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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수해 복구비 마련 명복으로 주민들에게 현금 헌납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인민반장들이 ‘돈주’를 찾아가 거액의 자금 납부를 강요하면서 인민반장과 돈주들의 갈등이 불거지는 양상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혜산시 인민위원회는 수해로 훼손된 주택 등을 복구하는데 필요한 자재비 지원 명목으로 각 인민반에 자금 확보 지시를 내렸다”며 “이 때문에 인민반장들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돈주를 찾아가 돈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의 수해 복구 비용 각출 지시에 혜산시 인민반 각 세대는 이미 현금(북한 돈) 3만원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것으로도 충분한 비용이 마련되지 않자 인민반장들이 돈주를 ‘닦달’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일부 인민반장들은 돈주들에게 적게는 북한 돈 100만원, 많게는 500만원의 거금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 돈 100~500만원은 북한 시장에서 쌀 167~830kg을 살 수 있는 상당히 큰 액수다.
소식통은 “이 정도 액수는 하루 세끼 식사 보장도 못하는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큰돈”이라며 “일반 세대에 요구해서는 절대로 마련할 수 없는 돈이니 인민반장들이 돈주들을 쥐어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민위원회에서 하달한 금액을 마련하지 못하면 인민반장 회의에서 무능력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비판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인민반장들은 돈주들을 쫓아다니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인민반장들은 자기 인민반에 소속된 주민 중 돈주라고 할 수 있는 세대들을 하루에도 두세 번씩 찾아가 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감시체계의 최말단에 있는 인민반장들은 주민들이 통제를 따르지 않을 경우 보위원이나 안전원들에게 이들의 문제를 보고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돈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인민반장들의 요구에 응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돈주들은 “자꾸 찾아오지 말라. 빚 단련 받는 느낌이 든다. 헌납은 자발적으로 해야지 강요는 아니지 않느냐”며 돈을 요구하는 인민반장들에게 저항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시의 한 돈주는 수해 복구 지원비를 내라며 끈질기게 찾아오는 인민반장에게 “시끄럽게 굴지 마라. 반장이 내가 먹고사는 데 언제 한번이라도 도움을 준 적 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돈주라 불리는 또 다른 혜산시의 한 주민도 “밥술 뜨는 것을 가지고 쌍심지를 켜더니 이제는 돈까지 바치라니 어이가 없다. 내 앞에 차려진 과제는 다 했으니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며 자신의 집을 찾아온 인민반장을 매몰차게 내쫓았다.
소식통은 “과거에는 인민반장에게 밉보이면 좋을 게 없으니 돈주들도 서로 잘 지내려고 돈도 찔러줬지만 최근에는 인민반장들의 돈 요구가 너무 지나쳐 돈주들도 참지 않는 것”이라며 “국가에서 자꾸 돈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니 말단에서 갈등이 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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