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2-10-12 07: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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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술핵운용부대를 중심으로 한 집권 이래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진두지휘한 직후 온실농장으로 달려간 것은 국방과 민생을 모두 챙기는 지도자의 모습을 부각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노동당 창건 77주년인 지난 10일 함경남도 함주군 연포온실농장을 찾아 준공 테이프를 손수 끊었다고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조선중앙방송 등은 11일 일제히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인민과 한 약속, 인민의 복리 증진을 위한 사업은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기어이 결실을 보아야 하는 중차대한 과업"이라고 말했다고 조용원 당 중앙위 조직비서는 준공사를 통해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은 부지 확정과 역량 편성, 설계와 시공, 자재 보장 문제에 이르기까지 건설과 관련한 모든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주라"고 지시했다고 조 비서는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9년 4월 연포지구를 직접 답사하고 함경북도 중평지구 온실농장보다 더 현대적인 농장을 세우라고 주문한 데 이어 올해 2월 18일 연포온실농장 착공식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함경도에 알뜰살뜰한 관심을 쏟는 배경에는 노동자들이 많이 사는 지역적 특수성이 자리한다.
연포온실농장이 들어선 함경남도는 북한 최대의 공업지구다. 대규모 광물생산기지인 검덕광산을 비롯해 흥남비료연합기업소, 룡성기계연합기업소, 2·8비날론연합기업소 등 내로라하는 기업이 밀집해 북한 경제를 떠받드는 핵심축이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선 추운 겨울이면 채소가 전혀 생산되지 않아 주민들은 겨우내 소금에 절인 저장 음식으로 먹거리를 해결하곤 한다.
김 위원장이 전날 "나라의 경제와 과학기술 발전에서 큰 몫을 맡아 수고가 많은 함흥시의 노동계급과 과학자들, 함경남도 인민들에게 사철 신선한 남새(채소)를 정상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되였다"고 뿌듯해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북한은 올해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졌을 때도 연포 온실농장에 군부대를 투입해 공사를 이어가는 등 해당 건설이 올해의 '역점 사업'임을 드러냈다.
이날 공개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준공식에서 김명식 해군사령관과 모자를 바꿔 쓰고 사진을 촬영했는데, 건설 과정에서 해군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 매체는 농장이 들어선 부지가 "동부전선의 공군기지"라고 소개했다.
온실농장 건설은 중앙 정부가 투자를 적게 하면서 비교적 단기간에 성과를 거둘 수 있지만 먹는 문제와 직결돼 '어머니 당'으로서 노동당의 능력을 입증하기에는 좋은 소재다.
이를 활용해 코로나19와 경제난에 지친 민심을 달래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보름 동안 전술핵운용부대와 장거리 포병부대, 공군훈련 등을 지도했고, 당 창건일인 10일에는 평양을 비우고 온실농장으로 달려갔다.
집권 이래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현장에서 지휘한 뒤 민생 행보로 발걸음을 돌린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북한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 짓게 될 오는 16일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종료까지는 도발을 자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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