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2-10-11 07: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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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공계의 수재들이 모이는 '이과대학'이 해외 무대를 노크한다.
9일 북한 외국문출판사가 운영하는 '조선의 출판물'은 올해로 창립 55주년을 맞은 이과대학을 소개하는 화보를 한글과 영문으로 발간했다.
영문명이 'University of Science'인 이과대학은 이름 그대로 최고의 과학자 양성을 목표로 한다. 북한에서는 남한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와 비슷한 위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보는 이 대학이 1967년 1월 17일 설립됐다면서 "유능한 교육 역량과 과학연구집단, 현대적인 교육 시설들을 갖추고 우리나라의 기초 및 첨단과학기술 부문의 학술형 및 실천형 인재들을 육성하고 있다"고 선전했다.
특히 "대학에서 러시아, 중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많은 나라 대학과 교육, 과학 분야에서 교류와 협조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세계 여러 나라들과 친선관계를 맺고 교류를 더욱 활발히 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영호 교수가 러시아 모스크바국제학술토론회에서 논문을 발표하고, 김걸 교수가 국제수학자대회에 참가한 모습과 최철웅 박사가 독일 베를린종합대학에서 초빙강의를 하는 사진 등을 실었다.
이곳 학생들이 1997년 '제25회 제네바 국제발명전시회'에서 수상한 이력과 함께, 인도 소프트웨어 기업이 개최하는 국제 인터넷 프로그래밍 대회 '코드 셰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도 부각했다.
북한이 영문으로 이번 화보를 낸 것은 김정은 체제의 교육정책을 선전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다분히 해외 독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8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나라의 교육사업이 질적 수준에 있어서 발전하는 세계적 추세와 시대적 요구에 따라서지 못하고 있다"고 질책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스위스 유학파로서 해외 학술교류 필요성을 잘 아는 김 위원장은 김일성종합대학 개교 70주년이던 2016년 외국대학 및 연구기관과 적극적 교류를 지시한 적도 있다.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2016년 11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21호가 북한과 과학기술 협력을 금지하면서 외국대학과 학술 교류나 외국인 교수 초빙 등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종전에는 수학부, 화학부, 물리학부 등 기초과학을 중심으로 가르쳤으나 첨단 및 정보산업 시대에 맞게 생명과학부, 전자과학부, 정보과학부, 조종과학부, 공학부, 원격교육학부 등으로 확대했다.
특히 핵융합기술 완성에 필요한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에네르기(에너지)기초연구소와 화학생물학연구소, 정보기술연구소도 운영 중이다.
대학은 12만4천㎡ 면적에 3개의 기본 교사, 전자도서관, 실험관, 교육과학전시관, 재교육청사, 첨단기술제품 생산기지 등을 갖췄고, 교육자 주택은 녹지 공간 속에 아담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김준남 학장(총장)은 "이과대학은 나라의 과학기술 발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특출한 인재들을 키워내는 과학자 양성의 원종장"이라며 "교육과 과학, 생산이 일체화된 연구형 대학으로 더욱 발전해 인재 양성의 사명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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