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2-10-19 06: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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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잇단 무력시위 뒤 적극적인 민생 행보와 함께 사상 교육을 챙기며 내부 전열을 다지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지난 10일 함경남도 함주군 연포온실농장 준공식에 참석한 데 이어, 12일에는 평양의 만경대혁명학원·강반석혁명학원 창립 75주년 기념행사에 자리했다.
그는 16일 만경대혁명학원을 재차 방문했으며, 이튿날에는 '타도제국주의동맹'(ㅌ.ㄷ) 결성 96주년(17일)을 맞아 노동당 중앙간부학교를 찾아 강연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상순까지 '전술핵운용부대' 훈련,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서·동해 완충구역 내 포병 사격 등 군사 도발에 집중하더니 이젠 동분서주하며 주민의 먹거리나 교육 문제를 챙기고 있는 것이다.
이는 체제 수호를 위한 국방력 강화에만 몰두하지 않고 항상 '인민의 삶'을 먼저 걱정하고 챙기는 '애민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최대 광물생산기지인 검덕광산과 흥남비료, 2·8비날론등 등 대표 공업지구인 함남지역 먹거리를 위해 인민군을 대거 투입해 완공한 연포온실농장을 방문해 "인민과 한 약속, 인민의 복리 증진을 위한 사업은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기어이 결실을 보아야 하는 중차대한 과업"이라고 말했다.
노동당 중앙위원회도 전날 연포온실농장 건립에 투입된 장병들에 보낸 감사문에서 "적대 세력들의 압살 책동에 악성전염병사태까지 겹쳐들었던 최악의 난관 속에서 억척같이 떨쳐 일어나 당의 웅대한 구상을 현실로 꽃피워 올렸다"고 치켜세웠다.
김 위원장은 만경대혁명학원을 "주말에 꼭 다시 오겠다고 한 약속"대로 이틀 만에 다시 찾아 학생들의 식사 현황을 챙기고 "고기와 알, 물고기와 남새(채소), 다시마와 젓갈, 기초식품 등을 충분히 보장하도록" 당부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학생들의 볼과 머리를 쓰다듬는 등 '스킨십'에도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또 노동당 직속 중앙간부학교 강연에서는 "인민을 천시하고 권익을 침해하는 현상들에 대해서는 추호도 묵과하지 말고 단호히 소거해야 한다"며 당 간부들이 항상 민심에 귀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북한이 전날 공개한 새 기록영화 '인민의 어버이'도 김 위원장이 주민들의 불편함을 헤아리고 먹거리를 챙기는 국정활동을 부각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김 위원장을 인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챙기는 지도자로 포장하며 충성을 독려하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간부와 주민에 대한 사상교육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통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의지도 함께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이른바 '혁명가 유자녀'들이 다니는 만경대혁명학원을 찾은 자리에서도 외부문물에 대해 타매(唾罵, 더럽게 여기며 경멸스러움)라는 표현을 써가며 격한 반발감을 드러내면서 '바늘 끝'만큼도 스며들지 못하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중앙간부학교에서도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적 현상들"과 강력한 투쟁을 거듭 역설했다.
특히 "혁명위업의 계승 시기에 당의 사상과 영도중심을 확고히 다지는 사업을 주도세밀하게 강력히 진행하지 않으면 불피코 선대수령의 사상과 업적이 왜곡, 훼손되고 당의 변색, 분열을 막을 수 없으며 종당에는 사멸되고 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이라는 조직체도 하나의 수뇌, 유일 중심에 의해 지도되지 않으면 자기 기능을 할 수 없고 사분오열된다"고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통제나 식량 부족, 외부 문화 유입으로 인한 사상 이완 우려, 한미와의 군사적 긴장 등 산적한 문제들 속에서 체제 안정을 위한 사업에 더욱 고삐를 죄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16일 개막한 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의식해 일단 무력시위를 자제한 채 민생, 사상 교육 분야에 주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경제·민생 분야 계획 달성을 독려하고 성과를 과시하는 김 위원장의 활동이 8∼10월 집중되는데 코로나19 방역으로 늦어진 측면이 있다"면서 "여기에 앞으로 한미 확장억제력 강화에 북한이 맞대응하는 과정에서 긴장이 높아질 수 있어 내부 결속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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