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2-10-28 07: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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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일부 지역의 농업생산량이 목표에 심각하게 미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북한은 생산량 미달의 책임을 묻기 위한 문책성 검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농업 부문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면서 “평성시 백송리 (협동농장)의 수확량은 올해 국가계획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북한은 올해 초부터 농업 생산성 향상에 사활을 걸고 대대적인 식량 증산 운동을 벌여왔다. 그러나 정작 가을 추수 실적이 예상치를 훨씬 밑돌아 그야말로 비상이 걸린 상태라고 한다.
이와 관련 미국 농무부(USDA)는 지난 9월 ‘세계 식량안보 평가 2022~2023’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의 식량 부족분이 연평균(80만t)보다 40만여t 많은 121만t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10월 쌀 전망 보고서’를 통해서는 북한의 2022~2023 양곡 연도 쌀 생산량이 136만t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30일 ‘KDI 북한경제리뷰 9월호’를 통해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북한의 식량난이 심화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렇듯 북한의 식량 사정에 관한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북한 내에서는 농장들의 고질적인 생산량 축소 보고와 관련해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소식통은 “얼마 전 평안남도 시·군들의 당, 정권기관과 농촌경영위원회 일꾼들이 총동원돼 수확량 재판정을 시작했다”며 “9월 초에 있었던 1차 강냉이(옥수수) 수확량 판정에서 농장들이 수확고를 낮게 보고한 것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협동농장에서 생산된 농업 생산물의 상당량을 시장가보다 저렴하게 수매하고 있다. 국가수매가 이뤄지면 정작 협동농장들이 농장원들에게 배급할 수 있는 식량이 부족해져 농장들은 국가에 생산량을 축소 보고하는 방식으로 식량을 확보해왔다.
그러나 최근 옥수수 수확량을 판정하는 과정에서 실제 수확량보다 적은 수확량이 보고된 것으로 드러나 문제시됐다는 전언이다. 이에 미뤄볼 때 농장들이 올해 쌀 수확량을 축소 보고하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일부 지역에서는 협동농장들에 대한 검열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최근 평안남도 도당 회의실에서 진행된 회의에서 도내 군 협동농장들에 대한 검열을 진행할 데 대한 문제가 토의됐다”며 “(생산량 감소의) 모든 책임을 농장 관계자들에게 돌리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비료, 농약 등 농자재 부족에 가뭄과 홍수 피해로 농업생산량이 저하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생산량 저하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협동농장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표적 감사’, ‘찍어내기 감사’를 논의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제대로 된 지원도 하지 않은 채 협동농장들에 생산량 감소의 책임만 떠넘기려 하는 당국의 행태에 내부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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