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2-10-14 07: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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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0일 최근 보름간 연이어 진행된 탄도미사일 발사가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이었다며 한꺼번에 몰아서 발표했다.
앞선 군사훈련 기간에 북한은 주민들에게 전시용 비상미 보름분을 비축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군인들을 대상으로는 ‘당장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며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라는 내용의 교양 사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NK는 양강도의 주민과 평안북도 군관을 통해 최근의 긴장된 정세에서 북한 내부적으로는 어떤 움직임이 있었는지, 이에 대해 주민들과 군인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들여다봤다.
“비상미 보름분 비축하라 지시 내려져…주민들은 실소”
양강도 주민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9월 말부터 약 보름간의 군사훈련 기간에 전당, 전군, 전국적으로 ‘항상 긴장되고 동원된 태세에서 사업과 생활을 진행할 것’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양강도 민방위부는 지난 9월 말 각 기업소와 동 인민반을 통해 전시용 비상미 보름분을 비축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지시에 대한 집행 여부를 검열하겠다고 밝혔다.
양강도 주민은 “보름분 비상미를 준비해서 어느 때든 비상 소집하면 주민들은 방공호로 대피하라는 것이 도 민방위부에서 내려온 포치였는데, 보름간 비상미를 검열한 적은 없다”며 “지금은 흐지부지됐는지 우(위)에서도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름분 비상미를 비축하라는 지시에 사람들은 ‘핵전쟁이 일어나면 순간 다 죽는 것인데 비상미가 이 무슨 필요가 있냐며 헛웃음을 지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주민은 “이전에도 정세가 긴장할 때면 비상미 보름분을 비축하라는 지시가 내려오곤 했는데, 지금처럼 살기 힘든 때에도 한 가정에서 보름분의 식량을 준비할 수 있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준비하라고 한다”면서 “비현실적이고 달리진 게 없는 지시에 주민들이 어처구니 없어 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일촉즉발 정세라고 교양…군인들은 만성화돼 있어”
평안북도에서 근무하는 군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보름간 전군에 ‘적들의 군사연습이 도를 넘다 못해 일촉즉발의 정세를 조성시키고 있다’, ‘군사연습을 모조리 걷어치우기 전까지 우리 인민군대는 매일 전쟁마당을 안고 살아야 한다’며 부대별로 전시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내용의 교양사업을 진행했다.
12월부터 실시되는 동기훈련을 앞둔 상황에서 통상적으로 각 부대는 비교적 느슨해진 상태에서 훈련 돌입 준비를 하는데, 지난 25일부터는 전쟁이 당장 일어나기라도 할 듯한 분위기로 몰고 가며 군인들을 대상으로 ‘오늘 당장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며 정치사업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다만 부대와 가정의 월동준비가 한창일 때라 먹고사는 문제에 정신이 쏠린 군인들은 이 같은 교양에도 만성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특히 평안북도 군관은 “‘전쟁이 일어날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한다’, ‘정세가 현재 긴장하다’는 정치교양 사업에 군인들 속에서는 ‘어차피 전략군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니냐’며 평시와 다를 것 없게 여기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전술핵 훈련 진행했다는 北 발표에 민심 흉흉…군인들도 수군대
최근 진행된 무력 시위에 대해 일절 보도하지 않던 북한은 당 창건일인 10월 10일 노동신문 등을 통해 지난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보름 동안에 걸쳐 실시한 탄도미사일 발사 등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지도한 전술핵 운용 부대들의 군사훈련이었다고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양강도 주민은 “주민들 속에서는 ‘미사일 발사 때마다 내용을 발표하면 민심이 흔들릴 수 있으니 10월 10일 당 창건 기념일 맞아 한 번에 묶어서 발표한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주민들은 “미사일 발사 중에 사고라도 나면 그 후과를 어떻게 책임지려고 국가가 인민의 생명을 담보로 위험한 사격을 하느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했다는 전언이다.
평안북도 군관 역시 “이 소식을 접한 군인들은 ‘부모, 형제를 비롯해 수많은 인민이 살고 있는 땅 위로 미사일을 날려 보내면서 미사일 체계의 안정성과 정밀도에 문제가 없다고 과시한 것은 너무 무섭고 위험한 일’이라고 수군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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