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시 곳곳에 꽃제비 증가…제2의 ‘고난의 행군’ 오나
  • 북민위
  • 2022-12-13 08: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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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대도시마다 먹을 것을 찾아 거리를 떠도는 일명 ‘꽃제비’가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90년대 말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미성년 부랑아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노인 부랑자들이 거리를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12일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들어 양강도 혜산, 함경남도 함흥, 함경북도 청진·길주 등 각 도(道)의 주요 도시들마다 기차역과 시장 주변을 떠돌며 구걸하는 꽃제비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보통 겨울철 식량이 부족하고 날씨가 추워지면 꽃제비들이 기차역 주변에 모여드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예년과 비교해 꽃제비들이 모여드는 시기가 조금 더 빨라졌고 그 수도 늘어났다는 전언이다.

특히 올해는 유독 노인 꽃제비가 많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북한에서 꽃제비는 거처 없이 유랑하며 구걸하는 아이들을 일컫지만, 최근에는 노인 부랑자가 많아져 주민들은 이들을 노인 꽃제비라고 부르고 있다.

당장 유용할 식량도 없고 거처할 곳도 없어진 노인들이 거리로 나와 구걸하는데 이들은 아이들과 달리 기운이 없어서 꽃제비를 내쫓는 단속원들이 나와도 도망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소식통은 “자기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노인 꽃제비들을 단속하는 상무들도 어쩌지 못하고 가엽게 바라보기만 한다”고 말했다.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북한의 대량 아사 시기에 어린 꽃제비가 많았던 것은 지금보다 출산율이 높았던데다 부모들이 굶주림에 사망하거나 돈을 벌기 위해 중국으로 건너간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요새는 출산율이 낮아져 아이들이 줄어들고 경제력이 없는 노인 인구는 증가하면서 노인 꽃제비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가 3년간 계속되면서 시장에서 벌어들이던 수입이 줄어들고 기업소에서도 임금을 제대로 주지 못하면서 가계 수입이 대폭 감소하자 경제력이 없는 노인들이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집을 나온 경우도 많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국가에서도 꽃제비가 양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절량세대 현황을 정기적으로 파악하고 인민위원회에서 식량을 모아 저소득층에 공급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하루 세 끼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가정이 많아 절량세대를 도울 물자를 마련하기가 어려운 형편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올해 추수가 완료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쌀과 옥수수 등 곡물 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있어 저소득층의 겨울나기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실제 데일리NK의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평양의 쌀 가격은 1kg에 6000원으로 파악됐다. 추수기인 11월 말 쌀 가격이 평양에서 1kg에 6000원을 넘어선 것은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

같은 날을 기준으로 강냉이(옥수수) 가격도 평양에서 1kg에 3200원에 거래되는 등 옥수수 가격도 연달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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