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3-01-06 08: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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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하순 북한 양강도 혜산시의 한 주택에서 생계난에 시달려왔던 모자(母子)가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달 22일 혜산시 연봉2동의 한 살림집에서 40대 엄마와 10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되는 일이 있었다”며 “방치돼 있던 이들 모자는 인민반 미결 돈을 받으러 갔던 인민반장에 의해 발견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연봉2동은 혜산시에서도 못 사는 동네로 첫손가락에 꼽힐 만큼 가난한 동네로 주민들에게 인식돼 있다. 행정구역만 혜산시에 속할 뿐 사실상 농촌이나 다름없어 연봉2동에 사는 주민들은 대부분 어렵고 가난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연봉2동 주민들은) 코로나 전에도 밥술이나 겨우 뜰 정도의 형편이었는데 더 말해서 뭐 하겠느냐”면서 “요즘 이 동네에서는 하루 한 끼를 제대로 먹는 세대를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번에 사망한 모자의 집안 사정도 마찬가지로 상당히 어려웠다고 한다. 40대 엄마 이모 씨는 6년 전 남편이 병으로 사망하면서부터 혼자 아들을 키우며 길거리에서 음식을 팔아 생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코로나19 사태로 길거리 장사 단속과 통제가 심해져 제대로 벌이를 못해 더욱 힘든 생활을 이어갔고, 지난해에는 어려운 형편에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도 못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렇게 생계난을 겪던 모자는 결국 집에서 숨졌는데, 지난달 22일 이 씨가 속한 인민반의 인민반장이 한 해 동안 밀린 인민반 자금을 받으러 세대별로 돌아다니다가 이들 모자가 사망한 것을 발견했다.
소식통은 “인민반장은 인기척이 없고 동네 주민들이 이 씨와 그의 아들을 본 지 오래됐다는 말을 듣고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출입문을 까고 들어갔다”며 “당시에 발견된 모자는 동복을 입고 이불 위에 누워 숨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더욱이 이 씨의 집에는 물 한 모금이나 1g의 쌀도 없었으며 땔감이 없어 집이 꽁꽁 얼어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주민 대부분은 이들이 먹지 못해 허기진 상태에서 추위까지 겹쳐 사망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을 내놨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일각에서는 이들이 어려운 생활 형편에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그마저도 돈이 있어야 가능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국경봉쇄 후 주민들의 생활이 정말 최악인데 국가에서는 통제만 더 강화하고 있어 시장 활동도 제대로 못 하는 주민들 가운데 죽음이 날 수밖에 없다”며 “한참 뛰어놀아야 할 10대 어린 아이들까지 죽어 나가는 가슴 아픈 일들이 일어나는 것은 전적으로 국가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수령과 사회주의 체제를 찬양하는 사상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어 주민들은 더욱 분노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이들이 사망했다는 소문이 혜산시 전체에 퍼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며 “주민들은 쌀 달라는 말을 하지 않을 테니 제발 장사라도 마음 놓고 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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