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3-02-20 06: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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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전례없는 강력한 대응'을 경고한지 하루 만인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릴레이 도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2월 내부 정치 일정을 소화하며 숨 고르기를 하다 안보리 회의 소집을 명분 삼아 다시금 전략 도발에 재개에 나섰다.
특히 한미가 오는 22일(미국 현지시간) 북한의 핵 공격 시나리오에 대비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을 시작으로, 내달 중순 대규모 연합훈련을 앞두고 있어 이를 계기로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추가 도발 시 한미일이 강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여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우려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5시 22분께 북한이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고각으로 발사된 이 미사일은 900여㎞를 비행한 후 동해에 떨어졌다.
작년 11월 18일 쏜 ICBM '화성-17형'과 고도와 비행거리가 비슷해 이번에도 화성-17형으로 추정된다.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 때 전격 공개한 고체연료 추정 ICBM을 쏘았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 하루 만에 나와 이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
외무성은 전날 낮 12시 3분 발표한 담화에서 "안전보장리사회가 앞으로도 미국이 원하는 대로 끌려다니는 경우 (중략) 정상적인 군사활동 범주 외에 추가적인 행동 조치를 재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 경고 29시간여 만에 위협이 빈말이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안보리가 지난달 30일 미국 요청으로 북한 관련 비공개회의를 개최한 뒤 후속 성격으로 지난 16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를 주제로 비공개회의까지 열자 극렬히 반발한 것이다.
아울러 외무성은 담화에서 한미가 예정된 연합훈련을 실행한다면 "전례 없는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되리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한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돌리면서 도발의 명분을 쌓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도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작년 12월 담화에서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음을 시사한 후 첫 ICBM 도발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 김여정은 북한이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가졌는지 검증해야 한다는 외부 지적에 발끈하며 "곧 해보면 될 일이고 곧 보면 알게 될 일이 아니겠는가"라며 ICBM 정상각도(30~45도) 발사를 시사한 바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김여정의 예고대로 정상각도로 쏘기 전 실험 단계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외무성 담화에서 경고한 대로 유엔 안보리 회의와 한미연합훈련 시작에 대한 반발적 성격의 무력 시위"라며 "한편으로는 정상 각도의 ICBM 발사를 위한 기술적 점검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군과 전문가들은 향후 북한이 추가로 감행할 도발의 수위가 점차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북한은 새해 첫날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북한은 초대형방사포 주장) 발사 이후 48일간 최고인민회의(1월 17일), 인민군 창건일 기념 열병식(2월 8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 16일) 등 정치 일정을 소화하며 비교적 잠잠한 연초를 보냈다.
그러나 지난 2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로 "우리가 '확장억제력 제공'과 '동맹 강화'의 간판 밑에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미국에 대해 일일이 반응하지 않는다고 하여 결코 이를 외면하거나 유념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 조만간 행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실제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민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 위성사진에는 연일 새로운 공사 현장이 포착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이곳에서 정찰위성 시험품 운반체라고 주장하는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2발을 발사하고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도 발표했다. 4월 내로 정찰위성 발사를 빌미로 한 도발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이와 함께 지난 연말 서울 상공에 침투한 것과 같은 무인기 도발이나 전방 지역에서 재래식 무기를 동원한 국지도발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양무진 총장은 "북한은 이달 하순 당 전원회의에서는 농업 문제를 단일 안건으로 한만큼 내치와 군사적 대응을 분리해 투 트랙으로 가져갈 것"이라며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작으로 고체형 ICBM을 위한 연소시험, 액체 ICBM 정상각도 발사, 정찰 위성을 위한 로켓 발사, 무인기 도발 등 수위를 높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앞으로 '릴레이 전략' 도발에 나설 가능이 크다는 분석으로 읽힌다. 군 당국도 앞으로 북한의 도발 수위가 상승할 것으로 예견하고 최전방 접적 부대의 대북 감시태세 확립을 주문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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