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내주 시작 연합연습에 '발끈'…도발 명분 쌓나
  • 북민위
  • 2023-03-08 06:41:51
  • 조회수 : 192

북한이 오는 13일부터 대규모로 시행될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에 연일 경계감을 드러내며 분명한 대응 의지를 밝히고 나서 주목된다.

특히 한미가 연합연습을 중지하도록 유엔과 국제사회가 촉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 펼치고 있어 도발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연습 중지를 국제사회에 호소했는데도 한미가 이를 시행하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자신들의 군사적 대응이 '정당한 자위권' 행사라는 주장을 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13일 중국 최대 연례 정치 이벤트 '양회'(兩會)가 폐막한 이후 북한이 본격적인 무력 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연합연습을 엿새 앞둔 7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외무성 보도국 대외보도실장은 각각 담화를 발표하고 연합연습을 맹비난하며 중단을 촉구했다.

김 부부장은 "최근에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도를 넘어 극히 광기적인 추이로 나가고 있는 미국과 남조선의 과시성 군사 행동들과 온갖 수사적 표현들은 의심할 바 없이 우리가 반드시 무엇인가를 통하여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조건부를 지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군과 남조선 괴뢰 군부의 군사적 동태를 빠짐없이 주시 장악하고 있다"며 언제든지 '압도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위협했다. 

외무성 대외보도실장은 "긴장 완화와 정세안정을 바라는 국제사회의 지향과 배치되게 화약내 짙은 호전적 무력 시위에만 몰념하고 있는 미국과 남조선의 무책임한 행위로 하여 조선반도에서의 핵전쟁 발발 위험은 가상적인 단계로부터 현실적인 단계에로 이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사회를 향해 "미국과 남조선에 전쟁연습을 당장 중단할 데 대한 명백한 신호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여정 담화는 대남·대미용 무력시위를 전개하기에 앞서 사전 경고 성격으로 보인다. 외무성 담화 역시 유엔 등 국제기구가 한미의 군사행동은 외면하고 북한의 군사행동에만 불공평한 '이중기준'을 적용한다고 성토하고 있다.

[그래픽] 최근 미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및 김여정 담화 일지
                                     최근 미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및 김여정 담화 일지

전문가들은 북한이 연속적이고 압도적인 한미연합훈련에 사사건건 물리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지자 '말 폭탄'으로 대신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미는 지난달 1일 올해 들어 첫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19일에도 미 공군 B-1B 폭격기가 참여하는 연합훈련을 했고, 22일에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확장억제 운용연습(DSC TTX)도 시행했다.

또 미국은 지난 3일 B-1B 전략폭격기를 한반도로 전개해 한국 공군 F-15K, KF-16 전투기와 연합공중훈련을 했고, 전날에는 장거리 폭격기 B-52H(스트래토포트리스)가 서해 상공에서 한국 F-15K, KF-16 전투기와 함께 훈련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지난달 23일 새벽 함경북도 김책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 발사훈련을 했다고 주장한 뒤 2주 가까이 추가 도발 없이 숨을 고르고 있다.

이후 북한은 김여정 부부장과 김선경 외무성 국제기구담당 부상(3월 5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2월 24일) 등의 입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내부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상태에서 실질적 공세성을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연초부터 강화된 한미연합훈련 일정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ICBM 맞대응 한미 연합공중훈련
                                             북한 ICBM 맞대응 한미 연합공중훈련

그러나 북한의 무력 도발은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단기간 내 또 다른 신형전략무기의 출현을 기대한다"고 고체 추진 ICBM 개발을 예고했고,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도 4월 내로 계획돼 있다.

홍민 실장은 "북한도 자체적인 무기실험 일정과 수요가 있으니 한미연합훈련 기간을 활용해 자위권 행사를 명분으로 실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연합훈련 기간에는 시위성 도발만 했다가, 추후 3월 한일정상회담이나 4월 한미정상회담, 5월 히로시마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전략무기급 실험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