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3-03-13 06: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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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9일 발사한 '신형전술유도무기'는 비행 궤도 특성상 탐지가 쉽지 않은 데다가 다양한 운용 방법을 숙달하는 것으로 분석되어 군의 대응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10일 합동참모본부 분석과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종합하면 북한은 전날 오후 6시 20분께 서해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인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했다. 북한 매체는 이동식 발사대 6대에서 각 1발씩 6발을 동시에 발사한 장면을 공개했다.
군은 전날 실시간 궤적을 탐지했으나 탐지한 시간이 극히 짧았기 때문에 추가 분석을 거친 뒤에야 탄도미사일 궤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탐지 중 소실된 것은 아니며 실제 비행시간이 짧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처음에는 미사일 1발 발사로 봤다가 추가 분석 이후에야 '수 발'이 동시에 발사됐을 가능성을 열어놨다. 합참은 전날 정확한 발 수가 아닌 '수 발'이라고 언론에 고지했다.
또 북한이 남쪽이 아닌 서쪽 방향으로 미사일을 쏘면서 초기 탐지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측면도 있다. 남쪽에서 볼 때 수직 방향의 비행체는 면밀하게 관찰해야 하지만, 횡으로 비행하는 물체는 직접적 위협이 아닐 수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북한은 원래 중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서해에서는 미사일 활동을 자제하는 편이다. 현재 중국에서 양회(兩會)라는 대형 정치행사가 열리는 기간임을 고려하면 더욱 이례적이다.
이날 합참 관계자는 "현재 6발로 평가하고 있다"며 "상식적으로 무기체계를 밀집시켜서 발사하는 것은 전술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 관련 무력 시위를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이 발사한 신형전술유도무기는 우리 군의 육군 군단급에서 운영하는 한국형 전술지대지미사일(KTSSM)과 유사한 무기다. 포병 화력의 성능과 사거리를 한 차원 높인 것으로, 유사시 최전방 포병부대에서 발사한다.
지난달 국방부가 공개한 2022 국방백서에 나온 북한 탄도미사일 분류 중 사거리가 가장 짧은 근거리탄도미사일(CRBM)에 해당하기도 한다고 군 관계자가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16일과 11월 17일 이와 유사한 무기체계를 발사했다. 4월에는 고도 25㎞, 비행거리 110㎞, 속도 마하 4(음속 4배)였고 11월에는 고도 47㎞, 비행거리 240㎞, 속도 마하 4로 포착됐다.
전날 쏜 미사일은 군이 세부 제원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과거 사례들보다 더 낮은 고도로 더 짧은 거리를 비행했다고 합참 관계자가 전했다.
비행은 정상적으로 이뤄진 점으로 미뤄 북한군은 여러 고도와 각도의 발사를 시험하면서 목표물에 따른 운용 방법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군 관계자는 "운용 측면에서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다고 본다"며 "예전과 달라진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신형전술유도무기는 우리 군이 대응에 중점을 둔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 KN-24(에이태큼스), KN-25(초대형 방사포) 등 북한의 다른 SRBM보다 더 낮은 고도로 짧은 거리를 비행해 한미 감시망을 비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이 지난해 4월 같은 미사일을 쐈을 때는 합참이 이튿날 북한 매체 보도로 발사 사실이 알려진 뒤에야 이를 포착하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때 군은 초기 탐지 제원이 공개할 수준이 아니라는 판단에 발표를 미뤘다고 해명한 바 있다. 통상적인 SRBM과 고도·거리 등이 달라 즉각적 판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북한이 신형전술유도무기 여러 발을 25㎞ 안팎의 저고도로 '무더기' 발사할 경우 레이더상 궤적이 겹쳐 보이는 등의 이유로 군의 초기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북한의 전날 발사에서 6발 모두 같은 탄착 지점을 형성하지는 않았지만, 대략적인 방향성이 유사하게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합참 관계자는 "현재 군의 평가로 볼 때 지금의 요격 체계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며 "동시 교전능력이 제한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장사정포 요격체계가 전력화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발사 장소로 내륙 호수 중앙 지점을 고른 것도 특기할 만하다.
북한은 남포에서 북쪽으로 10㎞가량 떨어진 저수지 태성호의 반도처럼 튀어나온 지점까지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가져가서 전술유도무기를 쐈다.
지난해 9월 저수지의 수중 발사대에서 SRBM을 쐈을 때와 유사하게 마치 물속에서 비행체가 발사된 것처럼 보이게끔 유도하고 발사 원점 식별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TEL의 기동성, 신형전술유도무기 특유의 저고도 비행, 특이한 발사 장소 등을 활용해 TEL의 생존성을 높이고자 '무더기 발사 후 신속히 빠지기' 전술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해 4월 발사 당시 "이 무기체계는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 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밝혀 소형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고도 시사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신형전술유도무기에도 핵탄두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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