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연달아 우리 측 공군기지를 목표로 한 타격훈련을 이어가고 있어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600㎜ 초대형 방사포 발사 훈련에 이어 9일에는 신형전술유도무기를 동원해 남측 작전비행장(공군기지)을 가상지역으로 한 화력훈련을 했다. 자신들보다 절대적 우위에 있는 한미 연합 공중전력을 심각한 위협으로 여기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부전선 방면의 적 작전비행장을 담당하고 있는 군부대 관하 제8화력습격중대의 실전대응태세를 판정·검열했다"며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인 신형전술유도무기 6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장면을 10일 공개했다.

제8화력습격중대는 '서부전선 방면의 적 작전비행장을 담당하고 있는 군부대'로 지칭한 것으로 볼 때 충남 서산, 전북 군산 등 서쪽 공군기지를 타격 목표로 하는 임무를 부여한 부대로 보인다.

이에 조선중앙통신은 "적 작전비행장의 주요요소를 가상하여 설정된 조선서해상의 목표수역에 위력적인 일제사격을 가함으로써 자기들의 실전대응 능력을 자신감 있게 과시하였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검은 코트에 갈색 샌들을 신은 채 발사 현장에 나타났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오른손에 담배 한 개비를 들고 발사장으로 진입하는 도로에 서 있고, 둘째 딸 김주애는 손을 모은 채 다소곳한 자세로 서 있다.

김 위원장과 주애 뒤로는 김광혁 공군사령관, 김명식 해군사령관, 작전총국장인 최두용 5군단장, 서부지역을 담당하는 려철웅 2군단장 등이 정자세로 선 채 김 위원장의 지시를 수첩에 받아적을 준비를 하고 있다.

조용원 당 중앙위 조직비서와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도 참관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김주애가 현장을 방문한 사진은 공개했으나, 기사에서는 주애를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달 20일에도 서부지역 공군기지를 노리고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발사했다.

당시 북한은 이 SRBM이 전술핵 공격 수단인 600㎜ 초대형 방사포라고 주장하면서 "방사포탄 4발이면 적(남한)의 작전비행장을 초토화할 수 있다"며 남한의 공군기지를 타깃으로 한 도발임을 드러냈다.

이들 미사일은 각각 390여㎞와 340여㎞를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는데 발사 원점에서 340㎞ 부근에는 청주 공군기지가, 390㎞ 부근에는 군산 미 공군기지가 있다.

청주 공군기지에는 우리 군의 전략자산인 F-35A 스텔스 전투기가 배치돼 있고, 군산 미 공군기지는 주한 미 공군 F-16 전투기를 비롯해 유사시 일본에 있는 F-22 등이 전개되는 곳이다.

평택기지에는 '킬러드론'으로 불리는 무인 공격기 그레이 이글-ER, 무인공격기 MQ-9 리퍼 등이 배치되어 있다.

이들 기지를 겨냥한 이번 훈련은 초대형 방사포 뿐아니라 전술유도무기 등 다양한 공격 수단으로 남쪽의 공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지난달에는 오전 7시께 동해 방향으로 2발을 발사했지만, 이번에는 오후 6시20분께 서해 방향으로 SRBM을 발사해 발사 시간대와 방향을 달리했다.

이는 공격 수단과 발사 시간 및 방향 등에 변화를 주며 한미 군의 대응 태세와 탐지 능력을 시험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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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날 신형전술유도무기는 평양골프장 맞은편에 있는 평안남도 강서군에 있는 저수지 태성호 내의 반도처럼 튀어나온 곳에서 발사됐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우리 군이 발사 원점을 특정하지 못하게 할 의도로 호수 중앙에서 기습 발사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북한이 남쪽의 공군기지 타격 훈련에 열을 올리는 것은 자신들보다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한미의 공중전력을 고려해 비행장 표적 훈련을 통해 원천적으로 억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오는 13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되는 '자유의 방패' 한미연합연습을 앞두고 한미에 반감을 표하는 한편, 연합연습 기간 북한군의 대응력을 사전 점검하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한미연합연습에 대한 실제 대응훈련 차원에서 김 위원장이 현지 지도에 나선 것"이라며 "향후 방사포와 초단거리 미사일 등으로 한미의 공군력에 대응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