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사관 습격범 크리스토퍼 안, 스페인에 넘겨 엄벌해야"
  • 북민위
  • 2023-04-05 08: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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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019년 스페인 주재 자국 대사관을 습격한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 씨 등을 스페인에 넘기라고 미국에 요구했다.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은 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공보문에서 "미국은 마땅히 에스빠냐왕국 주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사관 습격 사건에 대하여 공식 사죄하고 보상하여야 하며 사건에 가담한 모든 범죄자들을 체포하여 즉시 인도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크리스토퍼 안으로 말하면 반공화국 모략 단체 성원들과 함께 신성불가침의 국가외교대표부를 습격하여 외교성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심대한 정신·육체적, 물질적 피해를 입힌 중범죄자로서 반드시 엄벌을 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조미(북미) 사이에 적대관계가 지속되고 있고 평화협정이나 외교관계가 없는 특수한 상황에서 해외에 있는 적대국 관리들에 대한 공격 행위가 미국 법률상 범죄로 간주되는가에 대해 따져보아야 한다는 억지주장까지 내들면서 해외에 있는 우리 공민들에 대한 테러 행위를 공공연히 비호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외교특권과 특전이 적대국 외교성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미국의 주장은 그야말로 날강도적이며 국제법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대사관은 "미국의 주장대로 한다면 앞으로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나라나 단체들에 의해 해외에 주재하고 있는 미국 외교관들과 미국 공민들의 생명 안전이 위협당하거나 그들의 이익이 침해당하여도 무방하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성토했다.

미국이 국제법을 어기고 북한에만 '이중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대사관은 "미국의 이러한 행위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자주권과 존엄에 대한 명백한 무시이며 엄중한 모독"이라며 "에스빠냐 정부도 독자성과 공정성의 원칙에 입각하여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크리스토퍼 안은 2019년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침입한 반(反)북한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 민방위)의 일원이다.

안 씨를 포함한 자유조선 회원 9명은 당시 북한대사관에 침입해 직원들을 결박하고 폭행한 뒤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와 이동식 메모리 등을 탈취해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미국에서 재판받던 그는 지난해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연방지방법원에서 스페인 신병 인도 결정을 받았으나, 송환 시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며 미 보안국을 상대로 인신 보호 청원을 제기해 아직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법원의 페르난도 애닐-로차 판사는 "미국과 북한 간 군사적 충돌 이후 평화 협정이 체결되지 않았다"며 "적대국에 대한 미국인의 행위가 미국에서도 범죄로 인식되는지 의문"이라는 논리를 펼쳤는데, 북측은 이를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안 씨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씨가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시점에 김 씨의 아들 김한솔을 마카오에서 제3국으로 탈출하도록 도운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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