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3-03-29 07: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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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의 주요 관영매체에서 '대남 대결전'이라는 표현이 새롭게 등장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남측을 '적'으로 규정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극도로 악화하는 남북관계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주요 관영매체 보도를 분석한 결과 이달 들어 '대남 대결전' 표현이 부쩍 자주 사용되기 시작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일 청년 140만여명의 인민군 입대·복대를 탄원(자원)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새세대들은 (중략) 반미, 대남대결전의 세기적 승리를 기어이 안아올 각오에 충만되여있다"고 밝혔다.
노동신문도 23일 '청년집회' 및 '전시가요대렬합창행진' 개최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서 "조선청년의 영웅적기상으로 반미, 대남대결전에서 세기적 승리를 떨치자"라고 촉구했다.
이들 매체는 24일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는 청년들이 "'반미, 대남대결'의 칼날을 더욱 서슬푸르게 벼리여갈 불같은 맹세를 다짐하였다"고 전했다.
그동안 북한 매체에서는 '반미 대결전'(反美 大決戰)이라는 표현이 종종 등장했지만, '대남 대결전' 표현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는 북한이 미국을 '최대의 주적'으로 여기는 측면이 반영된 것으로 여겨졌다.
과거 주요매체 보도 사례를 보면 '대남 대결전'은 조선중앙통신이 2012년 1월 16일 '위대한 김정일장군님은 영원한 선군태양'이란 기사에서 언급한 것이 마지막인 것으로 보인다.
그마저도 남측 인터넷에 "김정은 동지에 의해 대미, 대남대결전에서 최후승리가 눈앞에 도래하고 있다는 글들이 가득 넘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북한이 지금처럼 주민들에게 대남 대결전을 촉구하는 내용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6월부터 제8기 제5차 당 전원회의에서 약 2년 만에 '대적투쟁' 표현을 사용하면서 남측을 향한 적대감을 분출하기 시작했다.
이후 김여정 당 부부장이 지난해 8월 '대적·대남의식'을 언급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남측을 "의심할바 없는 우리의 명백한 적"이라고 규정하는 등 표현 수위는 점점 강해져 왔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남 대결전' 표현은 최근 한미 연합연습에 반발해 북한이 연일 핵무력을 과시하면서 '강대강' 상황이 이어지는 측면이 반영된 것으로 봤다.
남한을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주된 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주민의 위기의식을 끌어올리고 체제 결속을 이루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것이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지금까지 기본적으로 '대결전' 용어를 대등·대적 관계인 대미 차원에서 써왔다"며 "최근 한미동맹에 대응해 핵공세를 강화하면서 '대남 대결전'으로 (사용을) 확대해 '전쟁·전승 캠페인'을 벌이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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