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방역 대승' 도서 출판…현실은 아직도 '야외 마스크'
  • 북민위
  • 2023-04-22 09: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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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야심차게 '방역 대승'을 주제로 한 도서를 내놓았지만 현실은 아직도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을 고수하는 등 팬데믹 한복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22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 따르면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평양출판사는 최근 '신화적인 방역대승을 안아오신 위대한 사랑'이라는 제목의 책자를 발간하고 그간의 팬데믹 투쟁 과정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78쪽 분량의 도서에는 "인류의 사활을 걸고 몇해째 벌어지는 비루스(바이러스)와의 치렬한 전쟁에서 방역선진국이라고 자처하던 나라들까지 패전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있지만 사회주의 조선에서만은 방역전쟁에서의 련이은 승리만을 이룩해가고 있다"고 주장이 담겼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럽은 팬데믹으로 크게 허덕였지만, 자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특대조치'를 취하면서 극복할 수 있었다고 선전했다.

구체적으로 2020년 1월 국가비상방역체계로의 전환이 선포됐고, 각지에서 비상방역지휘부가 구성됐으며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반입물자 검사검역과 소독사업 강화 등 강도 높은 방역 대책이 실시됐다는 것이다.

특히 국경을 완전 봉쇄한 조치에 대해 "사실 막대한 경제적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국경봉쇄와 같은 중대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참으로 엄청난 대가를 각오해야 하는 것"이라고 돌이키며, 그러나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한층 악화하면서 이 조치는 '정당'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북한 평양시위생방역소, 주민들에 검역,검진 강화
                                                   북한 평양시위생방역소, 주민들에 검역,검진 강화이처럼 북한은 '방역승리'를 주장하고 지난해 8월엔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지만, 현실은 완전한 '위드 코로나'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가우주개발국 시찰 장면에서 엿볼 수 있다.

관영매체 보도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과 딸 주애는 편하게 마스크를 벗고 있지만, 두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쓴 상태다.

김 위원장이 참석하지 않는 다중행사도 마찬가지다. 지난 15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열린 제8차 4월의 봄 인민예술축전에서 관람객들은 실내에서 전부 마스크를 착용했다.

북한 유튜브 채널 '송아'에 지난 7일 올라온 평양 개학식 영상에서도 행인과 학생들이 빠짐없이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다.

관영매체들은 방역의 중요성을 꾸준히 설파하며 선전선동 활동에 고삐를 풀지 않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20일 "순간의 안일과 방심, 해이도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며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새로운 자료와 방법'을 활용한 방역 선전 활동을 소개했다.

"세계적인 방역상황 변화에 따른 자료를 전달하거나 봄철 질병 예방·치료 상식을 보급하고, 편의시설이나 버스정류소 등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서 방역선전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

'신화적인 방역대승을 안아오신 위대한 사랑'
                                                        '신화적인 방역대승을 안아오신 위대한 사랑'

올해 '세계 보건의 날'(4월 7일)을 기념하는 기사를 내보낸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북한 매체에서 이날을 기념하는 기사가 소개된 것은 2011년 기념행사를 보도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선전매체 조선의소리는 지난 6일 "공화국은 비상방역사업을 국가사업의 제1순위에 놓고 대류행 전염병을 막기 위한 방역전을 공세적으로 벌리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와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보건 인프라가 열악하고 제대로 된 백신 등 의약품 수급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팬데믹 장기화로 해이해진 대중의 방역 의식을 재무장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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