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군 주둔지 주민 교체 사업에 ‘떼돈’ 번 안전원들…무슨 일?
  • 북민위
  • 2023-04-17 07: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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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중순 북한 사회안전성은 전략군 주둔지 도(道) 안전국들에 3개월간 주민 교체 검토 사업을 진행하고 주민등록 문건과 호적조사, 정치조직 평가에 따른 이주 대상자 선정을 엄격히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

사회안전성은 객관적 평가를 통해 공정하게 이주 대상자를 선정할 것을 거듭 당부하고, 화물열차와 트럭 기동대를 편성해 열흘간 이주를 진행하도록 구체적인 일정표까지 작성해 해당 도 안전국들에 내려보내기도 했다.

사회안전성이 기밀 사항으로 은밀히 지시한 내용을 전달받은 자강도 안전국 주민등록 담당 안전원들은 쾌재를 불렀다. 사업 진행을 빌미로 막대한 돈을 벌 수 있는 둘도 없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었다.

이주 대상자 선정이라는 특권을 받은 이들 안전원들은 지시 집행 명목으로 성간·룡림·동신군 현지에 내려가 특정 개인들에게 일부러 사업 정보를 흘리기도 하면서 뇌물을 받아 챙겼다.

이들은 특히 월남도주자(탈북민) 가족들은 물론 이주 대상자 명단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던 교화출소자, 군대 기피자, 대열도주자 등 사상이 불순하거나 생활이 건전하지 못하다고 판단되는 주민들에게도 ‘다른 사람들보다 돈을 좀 더 내면 생각해 보겠다’면서 노골적으로 뇌물을 요구했다.

이렇듯 자강도 안전국 주민등록 담당 안전원들은 전략군 주둔지 주민 교체에 대한 사회안전성의 지시에 따라 2022년 9월 중순부터 그해 말까지 진행된 사업으로 일생에 벌 돈을 다 벌었다는 말이 나올 만큼 떼돈을 벌었다.

심지어 당시 주민들이 집에서 기르던 돼지, 염소, 개, 토끼, 오리, 닭을 죄다 잡아 팔거나 안전원들에게 대접하는 데 쓰면서 주민 사회에는 ‘이러다가는 가축 씨가 마르겠다’는 말까지 돌았다.

그리고 2022년 12월 마침내 이주 대상자 명단이 공개됐다. 명단에 든 몇몇 주민들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이 이주 대상자가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던 이들 주민은 ‘도 안전국 안전원들에 가져다 바친 돈이 얼마고 돼지, 닭이 몇 마리인데’라고 분노하면서 군 안전부를 찾아갔다.

하지만 도 안전국 안전원들은 이미 떠난 뒤였고, 뇌물로 바쳤던 돈을 찾지도, 신소하지도 못한 채 그대로 짐을 싸 다른 지역으로 쫓겨나다시피 이주했다. 태를 묻은 정든 고향에서 쫓겨나게 된 주민 대다수는 돈 없고 배경 없는 집안의 사람이거나 그들의 자식들이었다.

이에 주민들 속에서는 ‘인민을 지키기 위해 전략군이 있는 것인데 출신이나 사회성분이 좋지 않다고 전략군 주둔지에서 하루아침에 주민들을 쫓아내는 것이 말이 되느냐’, ‘군대가 지키는 인민에 돈 없는 인민은 속하지 않는 것인가’라는 비판과 비난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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