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3-05-22 06: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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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전매체가 러시아어와 중국어판 영상을 잇달아 공개하며 적극적인 대외홍보에 나섰다.
21일 북한 선전매체 '조선의오늘'을 분석한 결과, 이 매체는 지난달 중순부터 러시아어와 중국어 버전의 영상(화면편집물)을 여러 편 올렸다.
러시아어판은 '봄의 속삭임'(4월24일)을 시작으로 '풀색 향기에 취하여'(4월30일), '용솟는 젊은 힘'(5월5일), '창조하며 향유하는 문명'(5월9일), '자랑 많은 미곡'(5월12일)이 게재됐다.
중국어판은 '날개'라는 제목의 영상이 지난 13일 공개됐다.
진행자들은 2∼4분 길이 영상에서 유창한 러시아어와 중국어로 북한의 면면을 소개했고, 내용에 따라 한글이나 해당 외국어 자막이 붙었다.
러시아어 영상 '자랑 많은 미곡'은 식량 증산에 앞장선 것으로 평가받는 사리원시 '미곡농장'의 성과를 소개하는 내용이다.
영상에서 한 농장 근로자는 "우리 농장이 다수확을 거두는 가장 큰 비결은 농장원들의 깨끗한 양심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중국어 영상 '날개'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봄철여성옷전시회-2023'을 현장 취재한 내용을 담았다. 의류 영상 화보와 행사장 풍경, 관람객 인터뷰 등으로 구성됐다.
각 영상은 '조선의오늘'을 운영하는 '평양모란봉편집사' 명칭 및 홈페이지 주소로 마무리된다.
북한은 그동안 때때로 유튜브 등을 통해 영어판 홍보 영상을 공개해왔지만, 러시아어와 중국어로 영상을 제작해 선보인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이 근래 '신냉전' 기류에서 중·러와 밀착하는 가운데 양국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홍보 노력의 하나로 풀이된다.
최근 주북 러시아대사관이 페이스북에서 한국의 우크라이나 포탄 제공 가능성을 거론하며 '견제'에 나서는 등 온라인 공간에서도 북중러 연대 움직임이 가속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은이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북한이 중·러와 밀착하는 상황에, 김정은 정권이 중시하는 농업이나 경공업 분야에서 두 국가와 협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어 "특히 의류 관련 중국어판 영상을 제작한 것은 북한 상품의 수준이 이제 해외 시장에 내세울 수준이라는 점을 과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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