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5-06-28 08: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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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각 지역 당 간부들을 대상으로 ‘풍기문란 비디오’ 시청 단속에 나서는 등 사상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풍기문란 비디오는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일컫는 것으로, 당국의 강력한 단속과 통제에도 한국 영상물을 시청하는 간부들이 적지 않다는 의미로 읽힌다.
자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 자강도 당위원회에 ‘각 지방들에서 당조직 규율을 강화할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강연자료가 내려졌고, 이를 바탕으로 도내 각 시·군 당위원회 간부들을 대상으로 강연회가 진행됐다.
해당 강연자료의 도입부에는 사회주의 체제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북한 당국은 자료에서 “수도와 지방이 다 같이 변하고 흥하는 전면적 발전과 부흥의 중대한 변화를 눈앞의 현실로 체감하면서 우리 인민의 마음속에 더욱 깊이 자리 잡은 것은 우리 당, 우리 제도가 세상에서 제일이라는 불변의 신념이고, 당당한 자부심이며 오늘의 행복, 내일의 영광도 그 품속에서만 꽃피고 담보된다는 절대적인 믿음과 확신”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 일꾼들과 당원들 앞에 그 어느 때보다 더 과감한 용기와 분발력, 투신력을 발휘해 당의 핵심, 인민의 충복으로서의 사명과 본분을 다해나가야 할 무거운 과업이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당 간부들의 사명을 상기시키면서 무엇보다 당과 인민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한 것이다.
그리고 중반부에서는 분위기를 전환하며 당 간부들의 비사회주의 행위를 지적했다.
당국은 자료에서 “최근 제기된 데 의하면 일부 지방 일꾼들과 당원들 속에서 적들이 들여보낸 썩어빠진 풍기문란한 비디오를 보았다는 문제가 제기되는데 얼마나 안일하게 생활하였으면 이런 데까지 빠져들 수 있는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여기서 거론된 ‘풍기문란 비디오’는 한국 영상물을 일컫는데, 지난 4월경 자강도 지역의 당 간부 3명이 UBS에 담겨 있는 한국 영화를 돌려보다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한 후 이 같은 강연자료가 내려졌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들은 즉시 출당·철직됐으며 그 가족까지 처벌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당국은 “이런 불순물이 발각되면 제일 먼저 법기관에 신고하여 처리해야 할 일꾼들과 당원들이 이런데 빠진다는 것은 사상이 변질되어도 한참 잘못된 사상 관점”이라며 “일꾼들과 당원들은 자기 자신을 신중히 검토해 보아야 하며 직위에 관계없이 당적·법적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깊이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구든지 한국 영상물을 보다 적발되면 지위를 박탈당하는 것은 물론 법적 처벌을 받는다는 점을 다시금 각인시킨 셈이다.
그런가 하면 해당 자료에는 지난 1월 남포시 온천군과 자강도 우시군에서 발생한 지방 간부들의 당규율 위반 사건도 재차 언급됐다.
당국은 자료에서 “지난 1월 엄격히 지적된 남포시 온천군과 자강도 우시군에서 당규율을 난폭하게 위반한 부정행위에 대하여 엄격히 비판하고 처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지방에서 비사회주의적 요소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매우 엄정한 행위”라며 “당 규약과 어긋나게 생활하는 일꾼들과 당원들에 대해 엄격한 사상혁명적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국은 “일꾼들과 당원들은 자발적으로 주생활 사업총화에 적극 참가하여 자신에게 나타난 결함들을 솔직히 털어놓고 총화(평가)하는 혁명적 기풍을 세우며 호상(상호) 간 비판을 엄격히 해야 한다”면서 “호상 비판은 동지를 구원하고 방조(도움)주는 원칙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닌 계도를 위한 실질적인 총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생활총화에서 자아비판과 상호비판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연자료 후반부에서 당국은 “오직 한 길 당중앙이 가리키는 길을 따라 나가는 것만이 승리와 영광의 길”이라며 “모든 지방의 일꾼들과 당원들은 당 창건 80돐(돌)이 되는 올해를 뜻깊이 맞이하기 위해 당의 영도를 받들어 충성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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