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팔아 돈 챙기는 北 예술가들에 사상적 경종 울려
  • 북민위
  • 2025-06-27 06: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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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대창작사 소속 예술가들의 사상 단속을 위한 당 선전선동부의 특별 강연회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시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에 “지난 14일 만수대창작사 1호 회의실에서 예술인들의 양심과 품성을 놓고 사상적 경종을 울리는 특별 강연회가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의 직접 지도하에 약 1시간 반가량 진행됐다”고 전했다.

강연회는 올해 상반기 일부 예술가들 속에서 나타난 비사회주의적 행위들을 심각하게 비판하고, 예술가들의 도덕적 품성과 혁명가적 자세를 바로잡는 것을 목적으로 한 사상교양 사업 차원에서 진행됐다는 전언이다.

이날 강연회에서는 당의 관심과 배려로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외국 유학까지 다녀온 예술가들이 만수대창작사라는 최고 예술 단위에 소속됐다는 긍지를 망각하고 개인의 돈주머니를 채우는 데 혈안이 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강연에 나선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올해 상반기에 관련 문제로 출당, 철직, 추방 조치된 10여 명의 예술가와 행정 간부들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그는 “일부 예술인들이 사회주의 원칙을 저버리고 자본주의적 사고에 물들어 작품을 외부에 몰래 판매하고 개인 거래를 시도한 행위는 단순한 잘못이 아니라 계급적 변질의 표현”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예술인은 국가 재부를 창조하는 혁명의 병기이고, 인민의 사상 감정을 형상하는 당의 제일선 전투원”, “김정은 시대의 예술인은 양심적이고 청렴결백하며 고상한 도덕품성을 지닌 정신문화의 척후병”이라고 예술가들의 사명과 역할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창작사 소속 모든 미술가, 서예가, 공예가, 심지어 일반 행정일꾼들도 당의 작풍 건설에 앞장서는 데서 높은 사상성을 지녀야 하고 도덕관념의 모범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강연회는 상반기 사업총화 형식을 띠면서도 하반기 과업 수행을 위해 예술가들의 사상을 재정비하는 성격을 띠었다. 단순한 조직관리 차원을 넘어서 예술계 전반에 걸친 비사회주의적 행태를 지적하고 예술가들의 청렴성과 당에 대한 충실성을 제고하기 위한 사상적 조치였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이번 강연은 몇몇 예술인들의 일탈에 경종을 울리면서 창작사 내 전체 분위기와 사상 기풍을 정화하고 재정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당 선전선동부는 창작사뿐만 아니라 조선미술박물관, 국가예술전람관, 지방의 미술창작실 등을 대상으로도 동일한 사상교양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강연회가 끝난 뒤 창작사 내 예술가들 속에서는 탄식이 쏟아졌다는 후문이다.

소식통은 “강연이 끝나자 예술인들은 ‘위에서 주는 배급과 생활비(월급)만으로는 생계유지가 버거운데 그렇다고 그림을 팔면 당을 배신하고 등진 것으로 되고 남는 것은 추방뿐이다’, ‘그림 몇 점, 족자 몇 개 팔아 생활을 이어보려던 동무들이 어떻게 되는지를 보고 소름이 끼쳤다’며 현실과 사상 사이에서 고민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한편, 당 선전선동부는 이번 강연회를 통해 하반기에 당 창건 80주년(10월 10일)이라는 거대 정치적 기념일이 있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키면서 창작사가 대형 벽화 및 선전화 제작 과제를 철저히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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