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쌀값 여전히 1만원대…저소득층 식량난 심화 양상
  • 북민위
  • 2025-06-26 05: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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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사상 최초로 1만원대를 돌파했던 북한 쌀 가격이 여전히 1만 2000원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대체 곡물이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옥수수 가격은 다소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거래된 쌀 1kg 가격은 북한 돈 1만 2000원으로, 2주 전 조사 때인 지난 7일 가격과 동일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쌀 가격은 보합세를 보였다. 양강도 혜산의 한 시장에서는 22일 쌀 1kg이 1만 2200원에 거래돼 지난 7일보다 200원 하락했다.

다만 옥수수 가격은 하락 양상이 뚜렷했다. 22일 평양과 혜산 시장의 옥수수 가격은 1kg에 4000원. 4100원으로, 지난 7일보다 각각 11.1%, 12.8%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 옥수수 가격 하락폭은 평안북도 신의주가 가장 컸는데, 실제로 22일 신의주의 한 시장에서 옥수수 1kg은 2주 전 조사 때보다 17.4% 하락한 3800원에 거래됐다.

이렇게 옥수수 가격이 눈에 띄게 하락한 것은 햇감자와 햇보리가 수확되기 시작하면서 대체 작물인 옥수수 수요가 다소 하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햇감자와 밀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옥수수 가격이 조금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낟알 건조기가 현장에 보급되면서 밀을 추수한 후 시장에 공급되는 시기가 조금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년의 경우 햇감자나 밀 등을 6월부터 수확하더라도 시장에 풀리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7월 초순이 돼야 대체 작물 가격이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올해는 그보다 조금 빠르게 하락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어 조 연구소장은 “내부 조사 결과 올해 밀·보리 농사가 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농사가 잘된 곳은 정보당 2.5톤, 잘 되지 못한 곳은 1.7톤 정도 수확한 것으로 집계되는데, 이 정도면 전체 수확량이 예년 수준보다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올해 밀·보리 수확량이 많지 않아 시장 곡물 가격에 미치는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이 눈에 띄게 심화하는 분위기다.

양강도 소식통은 “장마당 벌이도 안 되는 상황에서 쌀값이 크게 오르니 끼니를 잇는 게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벌이가 그나마 되는 사람들은 강냉이밥이라도 해 먹는데, 강냉이밥도 못 먹는 세대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특히 벌이가 없는 노인 세대들은 굶어 쓰러질 정도”라며 “사람들은 이럴 때 조금이라도 국가가 배급을 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곡물 장사를 하는 상인들 속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최근 장세가 크게 높아진 데다 당국의 시장 통제가 강화되면서 상인들도 경제 활동에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시장의 한 곡물 상인은 “식량 가격이 오르면 항상 모든 책임이 쌀 파는 장사들에게 있는 것처럼 우리를 범죄자로 몰아가는데 그것 때문에 결국 쌀값이 오르는 것 아니냐”며 “국가도 식량 가격의 안정화를 가져오지 못하면서 왜 식량을 팔아 먹고사는 사람들의 돈벌이 길을 막는 것인지 정말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달 초 2만원대 후반으로 크게 치솟았던 북한 원·달러 시장환율은 이번 조사에서 약보합세를, 북한 원·위안 시장환율은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달러와 위안 환율 모두 큰 변화를 보인 것은 아니어서 수입 물가 가격도 보합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지난 22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1kg에 2만 4300원, 2만 2400원으로 2주 전보다 각각 0.8%, 1.8%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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