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5-05-15 07: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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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평양시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원들 사이에서 ‘가내반 초급단체’에 들어가려는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농번기를 맞아 진행되는 농촌 동원을 피하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평양시의 여맹 초급단체 여성들 속에서 가내반 초급단체에 들어가려는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며 “하루걸러 한 번꼴로 농촌 동원에 나가야 하니 숨 돌릴 수 있는 공간을 찾으려고 하는데 그게 바로 가내반 초급단체”라고 전했다.
북한의 여맹 초급단체는 기본 인민반 단위로 조직돼 있지만, 각 지역 동사무소 산하에 가내반 초급단체가 별도로 구성돼 있는 경우도 있다.
가내반 초급단체는 동사무소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고 수공업품을 만들어 팔아 계획분을 바치는데, 일반 초급단체와 달리 농촌 동원에 나가지 않아도 돼 농사철이 되면 앞다퉈 가내반 초급단체에 들어가려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전언이다.
공식적으로는 아기 옷, 장난감, 머리핀 같은 물건을 만들어 상점에 납품하는 식의 활동을 내걸고 있으나 사실상 매달 일정 금액만 바치면 여맹 조직의 간섭도 거의 받지 않고 농촌 동원도 피할 수 있어 가내반 초급단체에 들어가려는 경쟁이 활발하게 벌어진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가내반 초(초급단체)에서 만든 것들은 상점에 진열만 돼 있을 뿐 팔리지 않는다. 장마당에 가면 더 좋은 것들이 있는데 누가 그런 걸 사서 쓰겠는가”라며 “가내반 초는 물건을 만들었다는 증거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돈 있는 여맹원들은 대부분 가내반 초에 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평양시 내의 가내반 초급단체가 매달 바쳐야 하는 금액은 200달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금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월 액상 계획이 300달러로 올라간 상태라고 한다.
이에 평양시 내 여맹원들 사이에서는 ‘매월 300달러는 할(바칠) 수 있어야 가내반 초급단체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돈이 들긴 해도 노력(인력) 동원이 적고 가장 편한 가내반 초에 항상 여성들이 몰린다”며 “300달러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농촌 동원을 피할 수 있다면 동 여맹위원장과 사업을 해서라도 가내반 초에 들어가려는 여성들이 많다”고 했다.
과거에는 굳이 가내반 초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동 사무소장이나 여맹위원장에게 뇌물을 바치면 농촌 동원을 피하는 게 가능했지만, 당의 조직 생활 강화 요구가 높아진 지금은 간부들도 섣불리 뇌물을 받고 뒤를 봐주지 못한다고 한다.
특히 수도 평양의 경우 여성들이 여맹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그 남편까지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평양의 여맹원들은 조직에 소속돼 있으면서 공식적으로 동원도 피할 수 있는 가내반 초급단체를 더욱 선호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여맹원이 여맹 활동에 소홀하면 남편 직장에도 통보되는데 이렇게 되면 개인적인 망신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가정 불화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가정 전체가 정치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 수도 있다”며 “이런 것에 민감한 여성들은 더더욱 가내반 초에 들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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