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가스에서 탄약까지 …뭉치는 러·중·북·이란 '반서방 연대'
  • 북민위
  • 2022-09-08 08:14:46
  • 조회수 : 486
2019년 중국·러·이란의 해군합동훈련(CG)
2019년 중국·러·이란의 해군합동훈련(CG)

서방의 러시아 '고립 작전'에 맞서 러시아를 연결점으로 중국, 이란, 북한의 이른바 '반미 연대'의 결속력이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한 이들 국가의 협력은 무기, 에너지, 무역, 군사훈련, 친러시아 세력과의 수교 등 분야가 점점 확대, 강화돼 국제사회의 질서가 재편되는 모양새다.

이들 국가간 협력의 일부는 유엔 제재 결의를 무시한 것이어서 국제 질서의 최후의 보루였던 유엔의 권위도 크게 훼손될 수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번 전쟁을 계기로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밀착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가 이달 1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다국적 군사훈련 '보스토크(동방)-2022'에 육·해·공군 병력 2천여명, 군용차량 300여대, 군용기와 헬기 21대, 군함 3척 등을 파견했다.

중국이 러시아가 주최하는 단일 훈련에 육·해·공군 병력을 동시에 파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서방의 압력에도 양국 사이의 군사적 협력은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신호로 읽힌다. 중국은 대만 문제를 두고 미국과 외교·군사적 긴장도 첨예해진 터라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더욱 과시할 필요가 생겼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표면적으로는 중립을 선언했지만, 관료와 관영 언론은 전쟁의 원인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있다면서 러시아를 옹호해왔다.

러시아 역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두고 중국의 강경 대응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국은 서방의 제재망을 무력화하기 위해 경제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서방의 제재로 무역길이 막힌 러시아는 중국에 석유와 가스, 무기기술을 헐값에 제공하고, 중국은 러시아에 생필품과 첨단기술제품을 제공하면서 상호 의존도를 높였다.

러시아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에너지 금수 제재에도 크게 영향받지 않은 것은 중국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대폭 늘린 덕분이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중국에 수출하는 천연가스 대금을 루블·위안화로 결제하기로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과 합의했다고 6일 발표했다.

이는 달러화 거래선을 차단한 서방의 경제 제재를 우회하는 실질적 목적뿐 아니라 가스 수급의 '큰 손'인 양국이 미국 달러화를 배제함으로써 기축통화의 지위를 흔들려 하는 도전적이고 거시적인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5∼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회동하고 향후 공동전선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도 러시아, 중국과의 삼각축 복원에 신경쓰고 있다

북한은 7월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친러시아 세력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고 향후 지역 재건 과정에서 건설인력과 군대를 파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금까지 친러시아 세력을 국가로 인정한 곳은 러시아를 제외하고 북한과 시리아뿐이다.

미국은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포탄과 로켓 등 수백만 발의 탄약을 구매하기 위해 북한을 접촉한 정황을 파악했다.

우크라이나전에서 북한산 무기가 사용됐다는 징후는 아직 없으나 양국이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또 다른 '왕따 국가', 이란에 기댄다는 사실이 밝혀진 뒤 북한과의 군사 협상이 알려졌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척점에 선 이란은 러시아의 밀착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란은 지난달 유도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군사용 드론 (UAV·무인항공기) 수백 대를 러시아에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관리들은 이란을 직접 방문해 드론의 성능을 점검하고 운용법을 배웠다.

러시아의 무기 고갈 속도는 우크라이나전의 향배를 결정할 중대 변수다.

비슷한 시기 러시아는 이란이 주문한 원격 감지 위성 '하이얌'을 자국의 '소유즈-2.1B' 로켓에 탑재해 발사했다.

서방에서는 이 위성이 자국 주변 정찰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전 감시용으로 우선 쓰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이란산 석유 구매도 늘렸다. 중국과의 거래로 이란 경제가 개선되면 이란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러시아와 중국, 북한, 이란의 이런 밀착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휘하는 미국을 방해하면서 유라시아 등에서 역학 판도를 재정립하려는 공동의 목표 때문에 앞으로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의 가장 큰 적수인 러시아, 중국, 이란은 미국의 목표를 훼손하는 방향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들의 관계는 깊은 유대나 공유하는 가치가 아닌 특정한 이해관계와 미국에 도전하려는 공동의 욕구로 정의된다"고 논평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