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수용소의 노래" 제50화
  • 관리자
  • 2010-07-16 11: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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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남북은 5천의 역사를 함께 살아온 한민족 이다. 어쩌다 짐승만도 못한 독재자를 만나서 세계 제일 빈곤국가로 전락한 동토의 땅을, 인간이 살수 없는 지옥의 땅을 우리들이 구하지 않는다면 누가 그들을 구하겠는가?

라디오 방송극 “ 수용소의 노래 ” 원작 강철환, 각색 김기혁, 감독 송동렬, 오늘은 쉰 번째 시간입니다.

설화: 차는 사람들이 모여선 곳을 가로질러 주석단 근처에 멈춰 섰다. 나는 되도록 잘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 틈을 비집고 앞으로 나섰다. 첫 번째 차에서 관리소장을 비롯한 보위원 들이 내렸다. 두 번째 차에 서는 머리를 삭발한 채 너무나 얻어맞고 굶어서 몸도 가누지 못하는 도주자가 두 보위원 에게 질질 끌려 나오고 있었다.

벌써부터 나는 다리가 떨리기 시작하였다. 손으로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는데 손과 팔이 후들거려서 자꾸 헛 손질을 하게 되었다. 저 사형수가 바로 나 자신인 것만 같았다. 입안에서 침이 바싹 말랐다. 갑자기 눈앞이 아찔한게 머리가 핑그르 돌며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 가슴이 탁 막힌 것처럼 답답해졌다. 갑자기 억센 손이 내손을 꽉 잡았다. 아버지였다.

아버지 : “철환아 자세히 볼 필요 없다. 눈을 질서 감고 그냥 하나 둘 셋을 계속해서 세거라,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말고 아버지처럼 이렇게 속으로 하나 둘 셋, 이렇게 세면 금방 끝나는 기라”

삼촌: “ 철환아 앞으로 나가지 말고 삼촌 뒤에 서라, 그리고 머리를 옆으로 내밀지 말고 삼촌 잔등만 보고 있어, 사람이 죽는 것을 보는 것은 야만인들이나 할 짓이다”

설화: 아버지와 삼촌은 어린 내가 사람이 죽는 것을 보는 것이 마음에 걸리는지 될수록 나의 눈에 처참한 장면이 비추어지는 것을 막으려 했다. 사형장으로 올 때 까지만 해도 사람을 죽이는 것이 궁금했던 나도 금시 마음에 동요가 생기고 두려운 생각이 들어 삼촌의 넓은 잔등 뒤에로 얼굴을 감추었다.

이윽고 차에서 거드름을 피우면서 내린 관리소장은 옆에 있는 보위원과 무슨 말인가를 주고받더니 앞에 있는 주석단으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소위 죄인의 죄행이라는 것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 에~ 잘들 들어라 지금부터 당과 조국을 배반한 민족반역자 장천국에 대한 죄행을 고발 하겠다. 민족반역자 장천국놈은 당의 배료를 받으며 공부를 하던 중 자본주의 부르주아 사상 잔재가 대갈통에 들어가기 시작하여 투쟁하는 시대에 사는 사람답지 않게 안일 해이하여...”

관리소장의 말은 끝이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도대체 한사람이 무슨 죄를 저렇게 많이 저질렀나 싶을 정도로 장장 30분 동안을 중얼거렸다. 듣고 보면 모두가 그럴듯하긴 하지만 그것이 없는 죄를 마구 뒤집어 씌운 것이라는 정도는 나도 충분히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수용자: (속으로) “ 개대가리 같은놈 뭔 말이 저렇게 많아! 그냥 민족반역자니 총살형에 처한다 그러면 될것을”

수용자1: “그러게 말이야, 뭐 죽이자꾸나 하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여도 아무 문제될 것이 없는데, 뭐 저렇게 길게 말하면서 기래”

수용자 : “우리한테 재생의 길이 있기는 있나? 맨날 입만 열면 배려니 재생의 길이니, 그런 소리는 이젠 지겹다. 언제 끝나겠나 배고파 죽기일보 직전인데”

설화: 관리소 소장의 장황한 연설이 끝난 후 드디어 최종 판결이 내려졌다. “당과 조국을 배반한 반역자 장천국을 사형에 처한다.” 곧이어 총을 든 3명의 사격수가 한쪽을 향해 일렬로 섰다.

끌려나온 사형수의 모습은 머리가 푹 늘어 뜨려져 덜렁덜렁 하고 전혀 몸을 가누지 못하는 모습이 볼수록 처참하였다. 보위원들은 그를 처형대 앞까지 끌고 가더니 일으켜 세웠다.

그때 기절한 줄로만 알았던 사형수가 갑자기 고개를 홱 쳐들었다. 그리고는 입에 물려 있던 재갈을 기적적으로 뱉어 버리고 나서 큰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사형수: “여러분! 흑~나는 아무 죄도 없습니다. 여러분 공화국은 인민의 지상낙원도 천국도 아닙니다. 공화국은 악마의 제국입니다. 이 개같은 보위원 새끼들이..”

보위원: “ 야 저새끼 입막어 빨리”

경비대원:“ 이 종간나 새끼 죽기 전까지 말 반동을 해 개 같은 새끼야”

설화: 당황한 경비대원 한명이 돌맹이를 집어서 사형수의 입을 힘껏 내리 쳤다. 사형수의 입은 금새 금붕어의 입처럼 튀어 오르고 붉은피가 쏟아져 내렸다.

사형수는 그만 얼굴 전체가 피투성이가 된 채로 기절을 했다. 보위원들은 기절한 사형수의 눈을 가리고 밧줄로 목과 가슴,다리 세부분을 묶었다.

나는 숨이 멈추는 것 같았다. 아버지와 삼촌의 당부도 잊고 나는 그 광경을 보고 있었다. 갑자기 분노가 목에까지 치밀어 올라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심장이 어떻게나 빨리 뛰는지 꼭 터질 것만 같았다. 문득 교원에게 맞아죽은 영수생각이 났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긴장했는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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