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주체 섬유'로 선전한 비날론, 북한 주민들은 걸레로 써
  • 관리자
  • 2011-09-30 09: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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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작년부터 자력갱생의 상징으로 자랑해온 '주체섬유' 비날론이 걸레감으로 전락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9일 보도했다. RFA는 중국에서 접촉한 북한 주민들의 말을 인용, "옷감으로 생산된 비날론은 주로 걸레로 사용하거나 높은 온도로 가열해 도배용 풀로 쓴다"며 이같이 전했다.

비날론은 1939년 이승기 박사가 일제 치하에서 개발한 합성섬유다. 석유 부산물로 만드는 다른 합성섬유들과 달리 석회석과 무연탄이 원료다. 북한에서만 생산된다는 뜻에서 '주체섬유'로 불린다. 북한은 '주체철'과 '주체비료'도 생산한다. 이들 주체 공법의 공통점은 무연탄을 쓴다는 것이다. 석유나 코크스탄은 경제난과 국제 제재 탓에 부족한 데 비해 무연탄은 비교적 풍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청난 비효율성이 문제다. 통일부 당국자는 "무연탄에서 비날론을 뽑는 데 전기가 너무 많이 든다"며 "그냥 섬유 완제품을 바가지 쓰고 수입해오는 게 수십 배 남는 일"이라고 했다. 북한의 비날론 생산기지인 함경남도 함흥의 2·8비날론연합기업소가 1994년 이후 가동을 멈춘 것도 도저히 수지를 맞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북한은 이 공장을 작년 2월 16년 만에 재가동하면서 "민족의 대경사" "원자탄을 쏜 것과 같은 특대형 사건"이라고 선전했다. 김정일은 작년 2월 7일과 9일 연달아 이 공장을 찾아 "오늘처럼 기쁜 날이 없다"고 했다. 김정일은 또 작년 3월 6일 함흥에서 2·8비날론연합기업소의 재가동을 축하하는 10만 군중대회를 열었다.

그러나 대북 소식통은 "대다수 북한 주민은 장마당에서 중국이나 한국제 옷을 사입는다"며 "비날론은 인민생활 향상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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