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우리에겐 쌀 50만t·비료 30만t 달라고 하면서… 北, 국군포로·납북자 상봉 묵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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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04 10: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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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산가족 상봉 때 우리측 생사확인 요구에 "25명 확인 불가 1명 사망"

북한이 이번 이산가족 상봉 때 국군포로·납북자 26명(국군포로 10명·납북자 16명)의 생사를 확인해 달라는 우리측 요구에 대해 25명은 '확인 불가', 1명은 '사망' 통보를 해온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이명박 정부가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우리측 요구를 사실상 묵살한 것이다. 과거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때 2~3명 정도의 국군포로·납북자 상봉을 허용했었다. 대신 북한은 10월 30일~11월 1일 진행된 이산가족 상봉 때 남한에서 전사자(戰死者)로 처리된 '국군 출신' 4명을 상봉자로 내보냈다. "남한이 말하는 국군포로나 납북자는 없고, 북에서 잘살고 있는 '국군 출신'이나 '남한 출신'만 있다는 메시지일 것"(정부 관계자)이란 관측이다. 북한이 우리에게 '인도적 차원'이라며 쌀 50만t과 비료 30만t을 달라고 하면서도 우리가 원하는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2000~2009년 열린 17번의 이산가족 상봉에서 국군포로 27명과 납북자 41명의 생사가 확인됐고, 이 가운데 국군포로 12명과 납북자 16명이 남측 가족을 만났다. 지금까지 정부는 국군포로·납북자 262명의 생사 확인을 요구했지만 북한은 193명(73.7%)에 대해 '확인 불가' 통보를 했다. 일반 이산가족의 '확인 불가' 비율은 30% 수준이다.

이번에 북한이 '확인 불가'라고 통보한 국군포로·납북자 25명 중에는 2004년 12월 탈북했다가 중국 공안에 붙잡혀 강제 북송된 국군포로 한만택(78)씨와 작년 7월까지 남한 가족에게 편지를 보냈던 납북 어부 허정수(57)씨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허씨의 경우 북한은 지난해 이산가족 상봉 때는 '연락 두절'이라고 통보했다가 우리측이 올해 재차 생사를 확인하자 '확인 불가'라고 알려 왔다. 허씨의 93세 아버지(허성만)는 작년 인터뷰에서 "아들 얼굴 한 번 보고 죽으려고 지금까지 버텼다. 꿈에서도 (아들이) 보인다"고 말했다. 국군포로 한만택씨 가족은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게 '죽은 자가 살아오는 기적, 국군포로 문제는 이번 대통령님의 노력이 마지막이 될 수 있습니다'라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북은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의 아버지 최원모씨와 납북된 어부 김근식·김중식 형제에 대해서도 '확인 불가' 통보를 했다. 최성용 대표는 "생사 여부라도 알려줘야 남한 가족들이 제사를 지낼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시작된 2차 상봉에선 남북 이산가족 297명이 60년 만에 재회했다. 남측의 서익환(72)씨는 북한이 유일하게 '사망' 통보한 국군포로 서필환씨의 장남 백룡(55)씨 등 아들 3형제를 만났다. 서씨의 북측 조카들은 이날 아버지(서필환)가 북에서 받았다는 훈장 10여개를 가지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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