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트럼프, 2000년 북한 핵원자로 '정밀타격론'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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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11 08:5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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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공습이나 지상전 대신 특정 목표물만 없애고 협상 복귀"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가 2000년 미국 대선에 처음 출마했을 당시 북한의 영변 핵원자로를 겨냥해 정밀 타격(a surgical strike)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던 것으로 10일(현지시간) 드러났다.

이는 비록 16년전의 일이고 북한 핵능력에도 커다란 변화가 있었지만, 북한 핵문제를 바라보는 트럼프의 기본적 시각과 접근 태도를 엿보게 한다는 점에서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이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는 2000년 개혁당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펴낸 저서 『우리에게 걸맞는 미국』(The America We Deserve)에서 북한의 원자로를 정밀 타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우선 북한 핵문제를 거론하며 "문제를 지적하는 건 쉽다. 그러나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하느냐. 내가 원자로를 폭격할 준비가 돼있느냐"고 묻고는 "완전히 맞다(You're damned right)"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어 1981년 이스라엘의 이라크 오시라크 원자로 폭격을 북핵 정밀타격 시나리오의 선례로서 거론하며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았지만, 이스라엘은 생존을 위해 해야할 일을 한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의 핵능력은 미국의 직접적 위협"이라며 "경험 있는 협상가로서 볼 때 북한이 핵·미사일을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 뉴욕에 떨어뜨릴 능력을 갖추게 되면 이 같은 미친 사람들과의 협상은 소용이 없다는 것을 말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나는 핵전쟁(thermonuclear war)을 원하지 않지만, 협상이 실패할 경우 북한이 실질적 위협을 주기 전에 이 같은 무법자들을 겨냥한 정밀타격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나는 호전광이 아니며 무력사용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며 "그러나 북한의 핵협박과 미국 인구의 파괴를 막을 수 있다면 대통령으로서 재래식 무기를 이용해 북한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명령을 내릴 준비가 돼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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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는 "북한에 대한 공습을 확대하거나 지상전을 하자고 얘기하는 게 아니다"라며 "특정한 목표물을 공격하고 다시 협상테이블로 돌아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나는 북한과의 협상이 실패할 때에만 이 같은 입장을 선호한다"면서도 "북한의 이력으로 볼 때 협상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정밀타격은 북한에서 일어난 불을 끌 뿐만 아니라 미국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어떤 심각한 위협도 제거할 것이며 사과하지 않고도 그같은 일을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당시 한 방송사회자가 '북한을 정밀 타격할 경우 핵낙진이 아시아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자 "이스라엘이 이라크 원자로를 폭격했을 때 낙진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당시 빌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면서 "지난 세기의 주요한 정책적 교훈을 무시하면서 전 세계의 독재자들에게 청신호를 주고 있다"며 "그것은 우리가 결연할 때만 승리할 수 있고 모호하거나 우유부단할 때에는 (적들의) 공격을 초래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2000년 개혁당 경선에는 출마했으나 중도에 포기했다.

트럼프는 작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에는 직접적으로 정밀타격론을 제기한 바 없다.

다만,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미치광이'(maniac)에 비유하면서 대화의 파트너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중국을 이용해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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