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유엔 北인권조사위, 한국서 첫 공개 청문회… "김정은에도 조사 참여 요청, 답신 못받아"-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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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21 09: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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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비 COI 위원장 밝혀… 청문회선 신동혁·지현아 증언, 北인권단체 30여명과 면담도

북한 정권의 반(反)인도주의 범죄를 조사 중인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Commission of Inquiry)가 20일 서울 연세대 새천년관에서 공개 청문회를 개최했다. 유엔이 북한 인권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한국에서 청문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청문회에는 북한 평남 14호 수용소에서 태어나 2005년 탈출한 신동혁(31)씨와 함북 청진 출신으로 세 차례 강제 북송(北送) 끝에 북한을 탈출한 지현아(34)씨가 증인으로 나서 북한 상황에 대해 두 시간씩 증언했다. 마이클 커비 위원장(전 호주 대법관)을 비롯해 마르주키 다루스만(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소냐 비세르코(세르비아 인권 운동가) 등 COI 위원들은 증언을 꼼꼼히 메모해 가며 들었다.
 
증인으로 나선 신씨는 자신이 수용됐던 14호 수용소의 위성사진을 가지고 나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신씨는 "2003년 실수로 미싱 기계를 망가뜨리는 바람에 간수가 벌로 내 손가락을 잘랐다"며 "하지만 총살을 당하지 않아 오히려 안도했었다"고 말했다.
 
지씨도 북송 이후 교화소 등 북한 구금 시설에서 목격했던 구타, 강제 낙태 등 인권 유린 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커비 위원장은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유엔은 국가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 보편적 인권이 유린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천명하고 있다"며 "이 정신에 따라서 COI를 창립하게 됐다"고 설립 목적에 대해 밝혔다.

커비 위원장은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에 COI 조사 일정을 알리고 참여를 요청했지만 북측이 두 차례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에게 재차 서면을 보내 COI 조사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COI 측은 북한 측에 서울 공청회에 옵서버(참관인) 자격으로 참석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회신이 없었다고 밝혔다.

 
COI 조사 위원들은 이날 청문회에 앞서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 북한인권시민연합,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등 북한 인권 단체 관계자 30여명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커비 위원장은 "이제까지 북한 인권과 관련해 많은 보고서가 나왔고, 이번 조사도 비슷한 유(類)의 보고서를 만들어 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그러나 이번 COI는 북한 인권의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보고서를 만들어 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북한 인권 COI는 24일까지 4일간 공개 청문회를 열 예정이며 북한 정치범 수용소, 국군 포로, 북한 납치 피해자 가족 등 20여명이 증인으로 나서 공개 증언한다.


신동혁 - '14호 수용소 탈출' 주인공
지현아 - 세차례 강제 북송후 탈출


신동혁씨는 평안남도 개천 14호 강제수용소가 그의 고향이다. 그의 부모는 남녀 모범수에게 허용되는 ‘표창 결혼’으로 그를 수용소에서 낳았다. 13세 때 수용소를 탈출하려는 어머니와 형을 밀고했고 두 사람이 처형되는 장면을 지켜봤다. 2005년 24세인 그가 수용소를 넘은 이유는 자유가 아니라 “밖에 나가면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 때문이었다. 전 워싱턴포스트 기자 블레인 하든이 쓴 ‘14호 수용소 탈출’의 주인공이다.

지현아씨는 함경북도 청진 출생으로 90년대 식량난 직후 중국을 오가던 아버지를 통해 한국의 상황을 처음으로 전해 들었다. 1998년 처음 북한을 탈북했다. 이후 세 차례 강제 북송됐다.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송 이후 북한 내 감옥에서 머리 등을 수차례 구타당해 장애 판정을 받았다. 북한에서의 강제 낙태, 구타 등을 기록한 ‘자유 찾아 천만리’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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