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中서 인기있던 조선족 술집마담, 나중에 보니-조선닷컴
  • 관리자
  • 2013-03-08 09: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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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국경 1400㎞를 가다] [3·끝] 中에 스며드는 北헤이공
-계속 늘어나는 북한 노동자
하루 2끼, 잠은 철제 침대서… 성실하고 숙련도 높아 인기, 전문 중개업체까지 등장
-규모 파악도 사실상 불가능
"조선족이라던 술집 마담 나중에 알고보니 탈북자… 한국 갔다는 소문 돌더라"

 
지난달 말 북·중 국경 도시인 랴오닝성 단둥(丹東)에서 만난 조선족 사업가는 "헤이공(黑工)이란 말을 들어봤느냐"고 물었다. 중국어에서 '헤이(黑)'는 '불법'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헤이방(黑帮·조폭), 헤이스(黑市·암시장), 헤이처(黑車·불법 택시) 등이 예다. 그는 "헤이공은 북ㆍ중 접경 일대의 '불법 북한 노동자'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탈북자 외에도 학생·여행 비자로 들어와 북ㆍ중 접경의 공장이나 식당, 건설 현장 등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가 많다는 것이다.

현지 소식통과 지난해 중국의 북한 노동자 실태를 보도한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 등에 따르면, 북한 '헤이공'은 국경 지역에서 인기가 상당히 높다. 월급은 1200~1500위안(약 21만~26만원)으로 중국 노동자 임금의 절반도 안 된다. 그러나 일하는 솜씨는 중국 노동자를 능가한다고 한다.

단둥의 한 건설 회사 대표는 매체 인터뷰에서 "중국 노동자 4~6명이 매달리는 콘크리트 작업을 북한 노동자는 2명이 완성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노동자는 특별한 조직 규율성을 갖고 있다"며 "일이 끝나지 않으면 절대 근무지를 뜨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실할 뿐 아니라 근무 조건에 대한 불평도 없다는 것이다. 작은 식당은 월급 외에 하루 두 끼와 작은 철제 침대를 제공한다. 100명 이상 고용하는 기업은 기숙사를 지어준다.

 
북한 노동력을 전문적으로 중개하는 업체도 있다. 북한 노동자 한 명을 소개할 때마다 입국에 들어간 비용 등을 합쳐 3000위안(52만원) 정도를 받는다고 한다. 수작업이 많은 의류·봉제·신발·전기부품 공장 등에서 북한 노동자를 찾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소식통은 "단둥에서 꽤 인기 있던 조선족 술집 마담이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알아봤더니 탈북자였다"며 "돈을 벌어 한국으로 갔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했다. 이처럼 중국에 스며든 북한 사람이 적지 않지만, 그 규모를 파악할 방법은 없었다. 특히 접경 지역에는 탈북자, 합법 체류자, 북한에 살았던 화교(華僑·중국인) 등이 뒤섞여 있어 정확한 신분을 구별하는 것도 어려워 보였다.


중국 공안의 탈북자 단속 방식도 달라졌다. 지린성 옌지(延吉)의 북한 소식통은 "과거에는 공안이 탈북자를 직접 잡으러 다니기도 했지만, 요즘은 필요할 때마다 탈북자 브로커에게 연락을 해 '몇 명 데리고 오라'고 지시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직후 국경 일대의 탈북자 브로커를 대거 처벌하는 방법으로 탈북자를 단속했다.

탈북자 브로커가 없으면 탈북을 해도 한국으로 오기 어렵다. 2009년 3000명에 육박하던 한국 입국 탈북자는 지난해 1500여명으로 반 토막이 났다. 이 소식통은 "중국이 한국으로 가려는 탈북자는 단속을 강화하면서도 중국 공장 등에 일하러 온 경우는 봐주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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