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김정은·로드먼 농구관람은 선전용"-조선닷컴
  • 관리자
  • 2013-03-04 10: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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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과 방북한 미 프로농구(NBA) 데니스 로드먼의 농구 경기 관람은 선전용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6일 북한을 방문한 로드먼은 평양에서 김정은과 농구 경기를 관람했다.

김정은과 통역 없이 영어로 대화한 로드먼은 그를 "평생의 친구"라고 불렀다. 귀국길에 오르며 김정은을 "주민들을 사랑하는 '멋지고(awesome)', '솔직한 사람(honest guy)'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미 HBO방송 다큐멘터리 촬영차 방북한 로드먼이 김정은을 만나게 될 지는 애초 미지수였지만 이로써 로드먼과 그의 일행은 김정은을 만난 최초의 미국인이 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여름 추가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발사 실험에 대한 경고 및 관계 해빙 차원에서 북한에 비밀리에 파견한 대사들도 북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는데 그쳐야 했다.

지난해 영국 외교관 1명이 능라도유원지에서 김정은과 놀이기구를 탄 것을 제외하고는 평양 주재 서방 외교관들도 김정은을 만날 기회를 얻지 못했다.

북한을 8차례나 방문한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 역시 마찬가지다. 올초 리처드슨 주지사와 함께 평양을 찾은 구글의 에릭 슈미츠 회장도 북한의 젊은 지도자를 만나지는 못했다.

김정은이 취임한지 1년이 지났고 최근 북한의 3차 핵실험 등으로 서방의 새로운 대북 제재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음에도 이제껏 김 제1위원장을 만난 고위급 인사는 중국 관계자 뿐이다.
NYT는 "왜 로드먼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하며 김정은과 로드먼의 만남은 냉전식 선전을 동반한 북한의 "갑작스러우면서도 언제나 잘 연출된, 오래된 만남 형식"에 들어맞는다고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평양에서의 농구 경기는 김정은을 위한 매우 좋은 홍보무대가 됐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번 기회를 통해 김정은은 자신의 개방적인 모습을 북한 주민들에게 내보이고 서방에는 자신이 '악동'이 아니며 북한은 미국이 원하는 바와 같이 고립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김정은에 관한 정보가 부족함을 고려할 때 로드먼의 방북은 값어치가 있다고 평가하며 "김정은의 버릇, 영어 실력, 개인적 평가 등 그에 관한 어떤 정보라도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 법무부는 로드먼과 김정은의 만남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았다.

패트릭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은 "(로드먼 일행과)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고 일축하며 "북한 정권은 자국민들을 먹여살려야 할 때에 외국 방문객들에 술과 음식을 접대하는데 돈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일성과 김정일 역시 외국인 방문객을 특별한 목적으로 활용한 바 있다.

김일성은 지난 1994년 북한 핵프로그램을 둘러싼 갈등으로 미국과 전쟁 직전까지 왔을 때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 충돌을 피했다.

북한은 지난 2010년 미국 핵안보 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를 초청해 미 정보기관들이 감지하지 못한 자국의 우라늄 농축 공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1995년 북한을 방문한 프로레슬링 선수 릭 플레어는 자서전에서 떠나기전 북측 인사들은 "'북한은 노동자의 천국이다' 같은 말을 내가 해주길 바랐다"고 회고했다.

플레어는 "김일성은 북한 주민들의 행복과 번영,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고 당시 한 말을 북한 관영 언론이 아직까지도 인용한다고 밝혔다.

로드먼과 동행한 뉴욕의 바이스(VICE) TV는 이번 방북 목적이 "농구 외교"라고 설명했다. 과거 미국과 중국이 탁구를 통해 관계 개선에 나선 '핑퐁 외교'에 빗댄 것이다.

바이스 측은 미 농구단과 북한 선수들의 110대 110 무승부를 기록한 경기는 공정한 시합을 펼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김정은이 로드먼 일행과 선수들에게 술자리를 마련해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중 관계가 매우 멀어진 때에도 중국은 핵위협을 하거나 미국 대통령이 화염에 휩싸인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북한은 이 두 가지 모두를 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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