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北 매체서 14년 만에 사라지는 ‘강성대국’-조선닷컴
  • 관리자
  • 2012-10-22 09: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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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대 실용주의 영향인 듯

북한 김정일이 야심차게 내세웠던 구호 `강성대국'이 북한 매체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강성대국'은 최근까지 북한 매체에서 나오고 있지만 김정일의 과거 발언과 `업적'에 포함되거나 외국 매체의 보도, 영화 `강성대국의 불보라'와 같은 작품 제목 등에 인용된 것이 대부분이다.

연합뉴스가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 대남매체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의 주요 매체를 분석한 결과 최근 한 달 가까이 과거처럼 "강성대국을 건설하자"며 주민을 선동하기 위해 이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민족끼리'가 지난달 25일 "선군의 위력으로 반미대결전에서 빛나는 승리를 이룩하고 강성대국건설의 최후 승리를 위한 총공격전을 벌려나가는 오늘"이라고 주장한 것이 주민 선동을 위해 강성대국 용어가 사용된 마지막이었다.0

북한의 각종 보도기관에 기사를 제공하는 조선중앙통신으로 한정하면 지난 8월30일 김정은에게서 선물을 받은 청년절 경축행사 참가자들이 `강성대국건설대전'에서 선봉대의 역할을 맹세했다고 전한 것이 마지막이다.

`강성대국'은 지난해부터 북한 매체에서 줄기 시작했지만 올해 상반기만 해도 종종 눈에 띄는 용어였다.

올해 1월1월 발표된 공동사설에는 "사회주의강성대국을 전면적으로 건설하는 새로운 높은 단계에 들어서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있고 이후 고위간부들도 각종 행사장에 나와 "강성대국 건설"을 외치곤 했다.

그러나 이제 북한의 국가 비전을 가리키는 용어로는 사실상 효용성을 상실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김정은은 올해 공식적으로 발표한 연설, 논문, 담화, 축하문, 서한 등에서 `강성대국'을 한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김정일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거치고 1998년 새로운 국가 목표로 `강성대국'을 제창했다. 이는 정치·사상·군사 분야에서 강국에 들어선 북한이 경제강국까지 달성해 `강성대국'을 완성하겠다는 것인데 14년 만에 북한 매체에서 퇴장하고 있는 셈이다.

대신 북한 매체는 올해 강성국가, 경제강국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고 있다. 개인의 행복과 연관지을 수 있는 `사회주의부귀영화'라는 단어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김정은 정권이 거창한 느낌의 `강성대국'을 쓰지 않는 것은 식량난 등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민심을 반영한 실용적 태도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올해 4월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을 맞아 강성대국이나 강성국가의 문을 열었다고 선언하는 행사를 개최하지 않고 인민생활 향상과 `먹는 문제'의 해결을 강조했다.

다만 북한은 `강성대국'이 김정일 위원장의 구호라는 상징성을 감안해 한번에 폐기하지 않고 조금씩 사용 빈도를 줄이는 방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정권이 경제 발전에 방점을 둔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앞으로 강성대국이라는 표현을 거의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초 유훈통치 기간이 끝나고 명실상부한 김정은 시대를 알리는 새로운 통치 구호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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