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北 김정일의 손자 "한국 친구를 사귀었는데…"-조선닷컴
  • 관리자
  • 2012-10-19 10: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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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장손, 핀란드 TV 출연… "난 통일을 꿈꿔"
"결국 못 본 할아버지 김정일 항상 찾아주길 기다렸지만… 삼촌 김정은도 만난 적 없어
엄마는 北의 일반주민 출신 정치에 별 관심 없던 아버진 늘 특권층임을 잊으라 말해"
미국식 영어 유창하게 구사… 김정남 근황은 안 밝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작년 12월 사망)의 장손이자 김정은(28) 노동당 제1비서의 조카인 김한솔(17)이 지난 15일 핀란드 TV 방송에 출연해 작년 리비아의 카다피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시민혁명에 대해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핀란드 국방장관 출신과 인터뷰

작년 마카오를 떠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모스타르의 국제학교 '유나이티드 월드 칼리지(UWC)'로 홀로 유학을 온 김한솔은 핀란드 공영방송 yle와의 인터뷰에서 "내 룸메이트는 리비아 출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혁명이 났을 때 걔는 정말 열광하면서 많은 얘기를 해줬다. 그 친구는 '고향에 돌아갔더니 완전히 다른 리비아가 돼 있었다'며 새로운 리비아의 권력 이양 과정을 얘기해 줬는데 매우 흥미로웠다"고 했다.

29분 분량으로 편집된 이 인터뷰는 지난 15일 오후 9시(현지 시각) 핀란드 현지에서 방영됐다. 김한솔이 이렇게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한 것은 처음이다.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쓰고 검은색 넥타이와 양복 차림으로 카메라 앞에 선 김한솔은 미국식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다. 왼쪽 귀에는 작은 귀걸이 두 개가 보였다.

인터뷰는 UWC의 한 교실 안에서 진행됐으며 질문은 핀란드의 첫 여성 국방장관을 지낸 엘리자베스 렌(77)이 던졌다. 렌은 yle에서 매주 월요일 오후 9시에 방영되는 인터뷰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icon_img_caption.jpg 김한솔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모스타르의 국제학교 ‘유나이티드 월드 칼리지(UWC)’에서 핀란드 공영방송 yle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 인터뷰는 지난 15일 방송됐다. /유튜브 동영상 화면 캡처
◇"할아버지 김정일 본 적 없어"

김한솔은 "할아버지(김정일)를 만나 본 적도, 대화해 본 적도 없다"며 "언론들도 그랬겠지만 나 역시 할아버지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았다"고 했다. 그는 "내가 존재한다는 걸 할아버지가 아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항상 할아버지가 날 찾기를 기다리고 기대했다"며 "(할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개인적인 것들에 대해 알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로 외가에서 자라 할아버지가 북한의 지도자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나중의 일"이라고 했다.

올해 초 집권한 삼촌 김정은에 대해서도 "만나본 적이 없다"며 "아버지가 정치 쪽에 별로 관심이 없고, 나도 아는 바가 거의 없어서 어떻게 그가 독재하게 됐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한솔은 1995년 평양에서 태어나 몇년간 살다가 마카오로 이주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주한 뒤에도 여름철 등 틈날 때마다 북한에 돌아와 친지들을 만났지만 북한에 친구들은 별로 없다고 했다.

그는 모친도 특권층 출신이냐는 질문에 "엄마는 북한의 일반 주민(ordinary citizen)"이라며 "엄마는 내가 일반 주민들과 똑같은 삶을 살면서 그들의 삶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셨다"고 했다.

◇부친 김정남 근황에 대해선 밝히지 않아

김한솔은 최근 행방이 묘연한 아버지 김정남의 근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아버지가 '(특권층이라는) 배경은 모두 잊어라. 굶주리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네가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해라'란 말을 자주 하셨다"고 말했다.

김한솔은 마카오에서 한국 친구들을 사귀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엔 어색했지만 얘기를 나누면서 우리가 얼마나 비슷한지를 깨달았다. 언어도 같고, 문화도 같다"며 "이제 우리는 가까운 친구가 됐다. 그건 정말이지 대단한 기분"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에 (UWC에) 한국 학생이 입학하는데 정말 재밌을 것 같다"고도 했다.

남북한 문제에 대해 김한솔은 "(남북한) 두 나라는 평화와 통일을 위해 노력하지만 법에 따라 국민들은 서로 만날 수가 없다"며 "남북한 중 어느 한쪽을 갈 수 없다는 건 슬픈 일"이라고 했다. "나는 통일을 꿈꾼다"고도 말했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학업을 계속해 대학을 졸업한 뒤 어디선가 자원봉사 활동, 인도주의적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며 "북한에 돌아가 모든 걸 좀 더 좋게 만들고,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고 싶은 꿈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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