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이산가족 상봉 희망 놓지 않는 105세 할아버지-조선닷컴
  • 관리자
  • 2012-10-01 12: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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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한덕옹…올해 ‘최고령 장수생일상’도 받아

icon_img_caption.jpg 이산가족 1세대 중에서도 최고령에 속하는 송한덕 할아버지. /연합뉴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생이별한 가족 생각으로 더 잠 못 이루는 이들이 있다. 세상과의 인연이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고령의 이산가족 1세대다.

지난 6월 말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남측 이산가족은 총 12만8천713명. 그동안 대면상봉과 화상상봉을 통해 꿈에서나 그려보던 상봉에 성공한 이산가족은 2만1천734명에 불과하다.

특히 이산가족 중 5만1천여명은 이미 사망했고 남은 7만7천여명 역시 70대 이상 고령자 비율이 80%에 달해 한을 풀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는 이산가족은 해가 갈수록 느는 상황이다.

그러나 고령의 이산가족들은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송한덕 할아버지(충남 아산)는 우리 나이로 올해 105세(1908년 출생)다. 이산가족 상봉을 주관하는 대한적십자사(한적)에 따르면 그는 생존해있는 이산가족 1세대 중 최고령자로 추정된다.

그의 고향은 개성 부근 장단. 5형제 중 차남으로 1951년 1·4 후퇴 때 세 동생을 데리고 남쪽으로 내려왔지만, 부모님 역할을 대신했던 큰형은 같이 오지 못했다.

60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함께 피난왔던 동생들도 하나 둘 세상을 떠나 이제는 혼자만 남았다.

2000년 작은 희망을 품고 이산가족 상봉 신청서를 써냈지만 10년이 넘도록 상봉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송 할아버지는 작년 9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큰형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좀체 사그라지지 않는다”며 이미 세상을 떠났을 큰형님을 만나기는 어렵겠지만 이제는 70∼80살 정도 됐을 조카들이라도 꼭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한적을 통해 송 할아버지 근황을 다시 한 번 알아보려 했지만 한적측으로부터 “송 할아버지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 할아버지는 지난 5월8일 어버이날에 아산지역 최고령 장수노인으로 선정돼 복기왕 아산시장으로부터 최고령 장수 생일상을 받기도 했다.

삶의 마지막까지 상봉의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이산가족은 송 할아버지만은 아니다.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는 세상을 떠나기 전에 가족을 찾아달라며 하소연하는 이산가족들의 가슴 아픈 사연이 끊이지 않고 올라온다.

이모(89) 할아버지는 살아있다면 86세, 64세쯤 될 아내와 딸을 찾아달라는 사연을, 장모(67) 할아버지는 ‘죽기 전에 소식이라도 정말 안되나요? 정부 관계자님들! 이 한 좀 풀어주세요’라며 간절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적은 최근 고령의 이산가족 1세대 동향을 다시 한번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고령자 숫자는 지난 6월과 비교해 또다시 눈에 띄게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용화 선임연구원 등은 최근 보고서에서 상봉을 끝내 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이산가족이 연간 2천명에 달하며 12년 후에는 전체 이산가족의 80%를 차지하는 70세 이상의 고령 이산가족 대부분이 사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이산가족 상봉은 사상과 이념을 초월한 인도주의적 사안”이라며 “현재 중단된 이산가족 상봉을 추석이나 설 명절 전후로 조속히 재개하고 상봉인원을 연간 7천명 이상으로 최대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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