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北 해외노동자들 "임금 75%는 노동당 헌납"-조선일보
  • 관리자
  • 2012-09-26 07:00:32
  • 조회수 : 2,464

대북단체들 ‘北해외근로자 인권개선 국제연대’ 창립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외국에 나갔지만 결국 김부자(김정일-김정은) 정권 배만 불려줬습니다.”

2007년 러시아 건설 현장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탈북자 김영석(가명) 씨는 해외 파견 경험을 이렇게 증언했다.

김 씨는 당시 근로자가 외국에 나가려면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에 살던 집을 팔아 담당 공무원에게 돈을 주고서야 취직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러시아 노동 현장은 열악하기 이를 데 없었다. 폐허 같은 건물 안에 숙소가 있었고 근로자들은 대부분 판자가 깔린 바닥에서 잠을 자야 했다.

노동 강도는 살인적인 수준이었다. 매일 오전 6시부터 밤 11시까지 일을 해야 했다. 김일성·김정일 생일 등 국가명절이 아니면 쉴 수도 없었다.

월급은 150∼200달러 정도였다. 김 씨는 그러나 “그 돈은 제가 받을 월급의 15% 정도로 (북한) 회사에서 당 자금 명목으로 800달러 정도를 가져갔다”고 말했다.

중동 지역 근무경험이 있다는 탈북작가 림일 씨 역시 “매월 100달러 정도 받기로 하고 나갔는데 2개월 근무하고 20달러 받은 적이 있다”며 분개했다.

국내 대북단체들이 2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북한 해외근로자의 인권개선을 위한 국제연대(INHL) 창립대회’에서는 이처럼 해외노동 경험이 있는 탈북자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대부분 북한 당국의 ‘임금 착취’에 관한 내용이었다.

발제자로 참석한 최순미 코리아정책연구소 연구원은 현재 전세계 40여 개국에 북한 노동자 6만∼6만5천명 정도가 있다며 “그들의 임금 대부분은 북한 정부가 가져가고 있고 일부 여성은 성매매를 강요받는다”고 주장했다.

북한전략센터,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세계북한연구센터, 북한민주화위원회 등 국내 20개 탈북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 행사에서 이들은 ‘INHL’ 창립을 선포하고 해외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개선을 위한 활동을 전개해나가기로 결의했다.

탈북자 출신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은 축사에서 “북한은 해외 근로자들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를 착취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국회에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안을 빨리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도 이날 “이번 대회가 북한 근로자의 현실을 널리 알리고 인권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저도 힘을 보태겠다”는 내용의 축사를 보내왔다고 주최 측이 전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