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크리스토퍼 힐 "북핵, 트럼프 재선에 지장 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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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1-10 10: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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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크리스토퍼 힐 (서울=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크리스토퍼 힐 (서울=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7일 북한이 4년 안에 미국에 대한 실제 핵 공격 능력을 주장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재선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대표와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힐 전 차관보는 이날 싱가포르에서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북한과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완전히 제로"라며 이같이 밝혔다.

힐 전 차관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핵무기를 계속 개선해 나갈 것이며 그를 저지할 방법은 제한적이라며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과는 달리 북한은 차기 행정부를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 무기를 시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덴버대 조지프 코벨 국제대학원 학장을 맡고 있는 그는 "조만간, 앞으로 4년 안에 분명히, 트럼프의 첫 번째 임기 안에, 북한은 실전 배치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믿을 만한 발표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의 문제는 이것이 오는 2020년 대선에서 엄청난 어려움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점"이라며 "트럼프는 북한이 미국을 겨냥한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준비가 마지막 단계에 들어갔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비해 북핵 문제에서 더 큰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힐 전 차관보는 이어 "가까운 시일 안에 북핵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은 거의 완전히 제로"라면서 "따라서 트럼프 당선인이 (북핵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이 골칫거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유세 도중 김정은 위원장과 햄버거를 먹으면서 직접 협상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면서 "그러나 만약 미국이 직접담판으로 전환하겠다면 어떤 견인력도 가지지 못할 것"이라며 의문을 표했다.

그는 "우리는 예측 불가능한 것을 예측하지만, 김정은과 마주 앉아 담판하겠다는 트럼프의 말이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북한이 곧바로 핵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과도평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중국의 참여 없이는 어떤 종류의 정치적 해결책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트럼프는 북한을 비난하듯 중국을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금 북·중 관계는 무척 안 좋다"며 "중국이 걱정하는 것은 북한의 붕괴이며 이는 난민 문제 때문이 아니다. 이는 중국의 체면 손상, 그리고 어떤 측면에서는 중국 변화의 전조가 될 수도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심판을 받고 있고 대선이 예정돼 있어 한국 정부가 김정은 위원장에 압박에 신경을 쓸 수 없는 등 한국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는 반면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은 확고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제거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는 사실이라기보다는 희망의 표현 정도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따라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선택의 여지는 거의 없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핵 개발 속도를 늦추도록 "기술적인 관점에서 다소 지연시키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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