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삐라로 살펴본 한국전쟁의 의미…부산서 특별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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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9-19 10: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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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6·25 한국전쟁 당시 심리전 매체로 가장 광범위하게 활용됐던 삐라를 통해 전쟁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전시회가 임시수도 부산에서 열린다.

임시수도기념관 전시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임시수도기념관 전시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 임시수도기념관은 한국전쟁 발발 66주년을 맞아 12월 18일까지 '삐라, 적의 심장에 종이폭탄을 뿌려라'라는 주제로 특별전시회를 연다.

냉전시대 최초의 대규모 국제전으로 이데올로기 대립이 극명했던 한국전쟁 기간에 한반도에는 유엔과 한국 측 삐라 660여 종, 25억장과 중국과 북한 측 삐라 367종 3억장 등 모두 28억장 가량의 삐라가 제작, 살포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전시회에는 다량 살포돼 남아 있는 양이 비교적 많은 유엔·한국 측 삐라 뿐 아니라 생산량이 적어 희귀한 중국·북한 측 삐라도 다수 출품됐다.

당시 삐라에는 안정된 의식주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 욕구를 자극하거나, 고향에 남겨진 가족을 상기시키고, 이간질이나 폭로, 비방, 위협 등으로 내부갈등을 유발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신념에 대한 의구심과 추위, 동상, 죽음 등에 대한 공포감을 불러일으켜 적의 사기를 떨어뜨려 투항하도록 하는 내용이 가장 많았다.

귀순 때 소지하면 신변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안전보장증명서'(Safe Conduct Pass)나 통행증, 귀향증, 지폐 등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투항 권유 삐라도 있었다.

그 밖에 군사작전에 앞서 민간인을 통제하거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경고 삐라, 인천상륙작전이나 서울탈환, 평양점령 등 유리한 전황을 선전하는 삐라, 유엔군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삐라, 포로들의 평온한 생활상을 공개 선전하는 삐라 등 다양한 형태와 내용의 삐라들이 만들어졌다.

이번 전시회는 이처럼 위협적인 무기이자 냉전시대의 선전선동을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삐라가 전시된다.

전시회는 '한국전쟁과 종이폭탄 삐라', '살려면 지금 넘어오시오', '둘 중 하나를 택하라'의 3개 장으로 구성된다.

전시회에 출품된 120여 종의 삐라는 시립박물관 자체 소장품도 있지만 임시수도기념관에서 근현대 자료 전문 수집연구자들의 도움으로 대여한 전시품도 다수 포함됐다.

무료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josep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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