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美전문가 "北, 정권 생존에 위협 느껴야 다른 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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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9-08 08: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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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당 최고 직책인 '노동당 위원장'에 추대한 노동당 7차대회 [연합뉴스 자료 사진]
에번스 리비어 연구원 "인센티브만으로 北 바꾸지 못해"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에번스 리비어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객원 선임연구원은 7일 "북한 지도부가 핵 개발을 계속 추구하면 정권의 생존과 관련이 있겠다고 생각하도록 해야 북한이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동아태지역 수석부차관보를 지낸 리비어 선임연구원은 통일부가 주최한 강연에서 "북한이 가장 큰 관심을 가지는 것, 핵무기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지금 정권의 생존 가능성"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리비어 선임연구원은 "미국 행정부가 여러 차례 바뀌는 동안 때로는 인센티브와 보상을 엮어서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려는 노력도 있었다"며 "저도 20년 전에 그런 일을 했는데 미국은 식량 지원, 안전보장, 관계 정상화, 평화협정까지 여러 가지를 인센티브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북한 문제를 다루면서 얻은 교훈은 아무리 매력적인 인센티브라고 해도 인센티브만으로 북한을 바꾸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비어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앞으로 자신이 보유한 핵무기를 주변국을 협박하는 용도로 사용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며 "북한은 고체연료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우리로서는 시간이 더 부족해졌고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훨씬 고도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두 가지인데 북한의 위협이 커지고 있고, 인센티브에 기반을 둔 접근이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오바마 행정부는 압박을 더 강화하는 대북정책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정책의 한 가지 목표가 있었다면 북한이 핵·미사일 보유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하게 하려는 의도였다"며 "우리의 목표는 북한의 불안정성, 붕괴를 초래하려는 것이 아니었고, 이런 식으로 가면 더 많은 제재와 압박, 경제적 어려움이 초래될 것이라는 점을 알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덧붙였다.

리비어 선임연구원은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려면 북한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제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고 북한의 당국자 및 비당국자와 대화도 많이 했는데 우리는 급진적인 정책을 선택하는데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라는 정책을 시행하다가 효과적이지 않으면 B라는 정책을 개발해야 하고,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며 "다만, A 정책에서 B 정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지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건 대화와 협상의 문이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비어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에 대해서는 "중국이 두려워하는 것은 한반도에 배치되는 사드 자체가 아니라 일본, 괌 등에 배치된 사드 시스템과 연계될 가능성"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중국 관계자들에게 한국이 의도한 것과 의도하지 않은 것을 설명한 것은 적절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드 시스템에 관해 가장 쉬운 것은 배치하지 않는 것이고, 배치하지 않는 가장 쉬운 방법은 중국이 북한에 비핵화를 설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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