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北, 비핵화 대화에 사실상 '대못'…6자회담 동력 더욱 고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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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24 10: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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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최선희 "6자회담 의미 없어져"
北최선희 "6자회담 의미 없어져"(베이징 AP=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이 23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주중 북한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 부국장은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무수단(북한명 '화성-10')의 시험발사에 대해 '핵탄두 운반수단의 성공'이라고 평가하고 "이제는 우리가 미국이 어떤 핵전쟁을 강요해도 당당히 상대해 줄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대단히 기쁘다"고 말했다. 최 부국장은 현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6자회담은 의미가 없어졌다고 주장하고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은 중국에 대해 "전혀 실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선희, '북한=핵보유국' 부각…'비핵화 전제' 회담에 문제제기
한미일, 6자회담 대신 북한 뺀 3·4·5자회담 가속화 가능성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북한이 국제무대에서 사실상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에 더는 응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간신히 유지돼온 6자회담의 동력이 더욱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방문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2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의도들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그는 미국의 핵위협, 적대시 정책 등을 거론하며 6자회담 재개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지금까지 진행돼온 6자회담이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을 겨냥했다.

6자 회담은 본래 북한의 비핵화를 논의하는 회담이었지만, "이제는 그 사명이 좀 변해야 할 것 같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북한의 핵무기와 '운반수단'(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보유를 들었다.

특히 "조선의 비핵화를 논의하는 그런 회담은 지금으로서는 우리가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이번 발언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초 수십 년 만에 열린 노동당 7차 대회에서 '항구적 핵보유국'을 공식 선언한 것과 연장선에 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우리 당의 새로운 (핵-경제) 병진로선은 급변하는 정세에 대처하기 위한 일시적 대응책이 아니라 우리 혁명의 최고 이익으로부터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전략적 노선"이고 말했다.

'세계 비핵화'도 거론했다. 세계의 핵 포기 없이는 자신들의 핵 포기도 없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이 앞으로 핵보유국으로서 '핵군축'에만 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최 부국장이 이날 언급한 "사명이 좀 변화된" 6자회담이 그 같은 핵군축 회담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북한이 최소한 비핵화라는 6자 회담의 틀 자체를 변화시키기로 마음먹은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베이징의 한 대북소식통은 "회담에 나가지 않겠다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물론, 북한이 미국의 '적대정책', '핵공격 위협' 등과 연결지어 6자회담 무용론을 제기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북한은 최소한 6자회담이 '비핵화 대화틀'이라는 점, 이 대화틀의 지속적인 유지 필요성에는 공감을 표시해왔다.

예컨대, 북한이 올해 초 4차 핵실험을 강행하기 전까지만 해도 6자 회담의 최대 걸림돌은 대화의 전제조건에 대한 의견 차이로 인식돼왔다.

미국, 한국, 일본 등이 회담 재개 조건으로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사전조치를 요구하고, 북한이 이에 대해 조건없는 회담 재개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대화의 틀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새로운 '전제조건'을 제시함에 따라 6자 회담의 운명은 더욱 깊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된 셈이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북한이 자신들의 변화된 입장을 선전하기 위한 무대로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그동안 줄기차게 "회담 재개"를 외쳐온 중국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소식통은 이와 관련, 북한이 최근 고위 관계자들의 방중 시점에 맞춰 반복적으로 미사일 도발을 해온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핵·미사일' 문제를 둘러싼 양측 간 신경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들이라는 취지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리수용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시도했다.

최 부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동맹인 중국이 북한을 지지하지 않는 것에 실망했느냐는 질문에 "전혀 실망하지 않았다. 중국은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고,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대꾸했다.

북한의 '핵무장' 정책은 상대가 동맹이라도 타협할 여지가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소식통은 다만 "(북한을 제외한) 5자는 여전히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유지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며 비록 북한이 거부한다고 해도 6자 회담이 해체단계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들어 한, 미, 일이 북한을 제외한 3자, 4자, 5자 비핵화 회담을 추진하는 방안을 관련 국가들과 논의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소다자 회담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 최선희 "운반수단 성공… 미국 당당히 상대"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이 23일 오전 베이징에 있는 주중 북한대사관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비핵화 및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북한명 '화성-10')의 시험 발사에 대한 입장 등을 밝히고 있다. 2016.6.23
北최선희 "운반수단 성공…美 당당히 상대" (베이징 AP=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가운데)이 23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주중 북한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 부국장은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북한명 '화성-10') 시험발사에 대해 '핵탄두 운반수단'의 성공이라고 평가하고 앞으로 "미국을 당당히 상대해 줄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ymarshal@yna.oc.kr



북한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케트 화성-10' 발사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케트 화성-10'(무수단 미사일)의 시험발사 장면. 2016.6.23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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