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한국 대통령 취임날 푸틴 최측근 방북…김정은 만날 예정
  • 북민위
  • 2025-06-05 05: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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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북한을 방문해 북한 김정은을 만난다고 러시아 언론이 4일 보도했다.

전임 정권과 결이 다른 대외정책을 예고한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일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러시아 안보 수장의 방북에서 남북관계나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쇼이구 서기가 평양 순안 국제공항에서 비행기에서 내려 박정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겸 중앙위원회 비서국 비서의 영접과 의장대의 환영을 받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도했다.

타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쇼이구 서기는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방북했으며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예정이다.

쇼이구 서기는 지난 3월 21일에도 평양을 찾아 김 위원장에게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바 있다.

두 달 반 만에 또 이뤄진 이번 방문에서는 쇼이구 서기가 김정은에게 전달할 푸틴 대통령의 메시지가 어떤 것일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다.

러시아 국가안보회의는 "양측이 러시아와 북한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조약)의 일부 사항 이행을 논의할 것"이라며 "또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해방을 도운 북한 전사들의 기억을 항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쇼이구 서기는 지난달 28일 모스크바에서 '안보문제 담당 국제고위대표 회의'에 참석한 리창대 북한 국가보위상과 회담하며 "쿠르스크를 자신의 조국처럼 지키려고 러시아군과 어깨를 나란히 한 한국(북한)군의 위업에 특별한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미지 확대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러시아 안보수장 세르게이 쇼이구 [타스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러시아 안보수장 세르게이 쇼이구

주북한 러시아 대사 알렉산드르 마체고라는 지난달 8일 평양 양각도국제호텔에서 연 옛 소련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 연회에서 "조선의 영웅들을 추억하는 아름다운 기념탑들이 일떠설 해방된 도시들과 마을들, 광장들은 그들의 이름으로 불리게 될 것"이라며 쿠르스크 현지에 북한군 기념탑 건설 계획과 쿠르스크 내 마을의 명칭을 북한군 파병을 기념해 변경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쇼이구 서기의 이번 방북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국제 정세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국제사회에서는 쇼이구 서기가 이번 방문 때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을 지원할 추가 파병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 일대를 탈환했다고 주장하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을 제안하면서도 우크라이나 동부, 북부 전선에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쿠르스크 탈환에는 북한의 병력 파견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

최근 러시아군이 전선 주변에 집결하는 정황이 속속 포착됨에 따라 우크라이나와 서방에서는 러시아군이 동부, 북부 전선에서 대공세를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일 전세계를 놀라게 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전략폭격기 전력이 크게 손상되면서 푸틴 대통령이 강력한 역공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해 6월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조약 '유사시 상호간 군사개입'이 핵심이다. 이 조항에 따라 북한군의 쿠르스크 파병이 이뤄졌다.

여론 악화를 우려해 자국인 징병을 꺼리는 러시아가 점령지 확대를 위한 침공전에 북한군의 추가 파병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취임한 상황에서 향후 남북관계 및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논의가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 이뤄질 가능성도 주목된다.

러시아학 연구자인 크리스 먼데이 동서대 부교수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러시아가 북한과 부쩍 친밀한 관계를 과시하는 것은 현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묘한 입장에 놓여 있는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전략 핵폭격기들에 우크라이나가 가한 드론 공격에 대응하고 싶어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가 영구적으로 손상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러시아는 북한과의 군사적 협력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서방 측이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먼데이 부교수는 한국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집권한 상황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병력 배치를 늘리는 것을 주저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김 위원장의 연내 러시아 방문도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 방북 당시 김 위원장을 수도 모스크바로 초대했다.

지난달 러시아의 제80주년 전승절에 맞춰 김 위원장이 모스크바를 찾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으나 대표단만 러시아를 방문했다.

김정은은 2019년과 2023년 두 차례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났으며 모스크바를 방문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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